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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전북 오늘 개막전 맞대결… 2만4000여 티켓 팔려

지난 시즌 프로축구 K리그의 우승팀을 가른 건 지난해 10월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시즌 마지막 '현대가(家) 더비' 경기였다. 당시 울산은 후반 추가 시간 6분까지 0-1로 끌려갔으나, 마틴 아담(29·헝가리)이 연달아 두 골을 뽑아내며 거짓말처럼 2대1로 승리, 2위 전북과 승점 차를 8점으로 벌려 우승을 사실상 확정했다. 당시 전북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무릎 꿇고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않았다. 눈물을 흘리는 선수도 있을 정도로 분함을 떨치지 못했다.

그리고 전북은 올겨울 칼을 갈았다. 두 팀이 25일 2023시즌 개막전에서 다시 맞붙는다는 일정이 지난달 발표됐기 때문이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이달 초부터 개막전까지 선수단에 언론 인터뷰를 포함한 일체의 외부 활동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을 만큼 임전무퇴의 마음으로 울산과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울산 역시 이번 주 라커룸에 전운이 감돌 정도로 담금질을 했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전언이다.

◇6년 만에 뒤바뀐 입장

전북은 2017시즌부터 2021시즌까지 다섯 시즌 연속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반면 울산은 2019시즌부터 3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긴 시간 동안 전북은 왕좌에서 울산의 도전을 받아줬는데, 지난 시즌 우승컵을 내주면서 입장이 뒤바뀌게 됐다.

6년 만에 도전자의 입장이 된 전북은 근 5년 동안 없었던 세대교체를 감행했다. 주전급인 측면 공격수 이동준(26), 중앙 수비수 정태욱(26)을 나란히 영입하며 공수에 튼튼한 두 젊은 기둥을 마련했다. 주장 홍정호(34)는 "2018년 전북에 와서 우승을 못한 건 작년이 처음"이라며 "도전자의 입장으로 우승을 탈환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울산도 전력 보강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2021시즌 리그 득점왕에 빛나는 주민규(33), 일본 대표팀 출신 미드필더 에사카 아타루(31)를 영입했다. 특히 에사카는 일본 J리그에서 9시즌을 보낸 베테랑으로, 부드러운 드리블과 왕성한 활동량으로 울산의 중원을 책임질 전망이다.

◇개막전은 '아마노 준 더비'

지난 시즌 울산 우승은 홍명보 감독의 리더십 덕분이었다는 평이 많다. 홍 감독은 본인을 낮추고 솔선수범하는 사령탑으로 울산을 세 시즌째 이끌고 있다. 준우승만 줄곧 하던 울산을 한 단계 도약시킨 건 홍 감독이라고 울산 선수들도 입을 모은다.

울산의 정신적 기둥 홍 감독이 시즌이 시작하기 전 크게 분노한 사건이 있었다. 지난 시즌 울산의 중원을 책임지던 아마노 준(32·일본)이 지난달 라이벌 팀인 전북으로 홀연히 이적해버린 것이다.

홍 감독은 이에 "아마노는 자신이 중요하지 않다고 했던 돈을 보고 이적했다. 우리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 처사"라며 "지금까지 만나본 일본 선수 중 최악"이라고 날을 세웠다. 홍명보 감독의 패스 축구를 그라운드에서 그대로 구현하던 아마노였기에 더 충격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아마노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홍 감독을 존중하지만 그 내용을 들었을 때 실망이었다"며 "울산은 전북에서 제안이 올 때까지 공식 오퍼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에 울산 구단은 기자회견을 통해 아마노의 주장을 재차 부인하며 논란이 커졌다. 최근 홍 감독은 이 질문에 "그 선수한테 할 얘기는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아마노가 전북에서 좋은 모습을 만들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개막전은 24일 현재 온라인 예매로만 표가 2만4000장 이상 팔려 그 뜨거움을 증명했다. 울산 관계자는 "이미 지난 시즌 한 경기 최다 관중 기록(2만3817명)을 넘었다. 3만3000명 매진을 염두에 두고 홈 개막전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래픽] 올 시즌 더 불타 오를 두 팀 기고자 :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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