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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들의 스승' 바네사·파쿤도, 세계 최고 탱고쇼 첫 내한 공연

바네사 비샬바(40)와 파쿤도 피녜로(35)는 아르헨티나 탱고를 대표하는 무용수다. 탱고 선수권대회 심사위원이자 '챔피언들의 스승'으로 불리는 이 부부가 26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탱고, 매혹'을 공연한다. 세계 탱고 대회 챔피언들과 부에노스아이레스 정상급 댄서들이 모인 '엘 끄루세 탱고'의 첫 내한 무대다.

"탱고의 가장 큰 특징은 함께 춤추는 파트너와 숨까지 공유한다는 점이다. 포옹한 상태로 그 또는 그녀의 몸을 '경청'해야 마음을 읽을 수 있다."(파쿤도)

"우리는 2010년 멕시코를 거쳐 한국으로 온 투어에서 만났다. 서울 어느 밀롱가에서 처음으로 같이 탱고를 췄다. 한국은 우리를 맺어준 나라다!"(바네사)

탱고는 남녀 한 쌍이 뒤엉키는 엇박자의 춤. 찬란하게 슬픈 탱고 선율이 흐르면 밀착한 남녀가 상대의 가랑이 사이나 허벅지 뒤 공간까지 이용해 춤을 춘다. 이들은 "'한 개의 심장, 네 개의 다리'로 불린다"며 "지구에 회전축이 있듯이 내 삶은 탱고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아침에 부부 싸움을 해도 저녁엔 함께 탱고를 춘다고 했다. "탱고를 추면 분노나 원망 같은 감정이 정화된다"고 했다.

"발레는 캐릭터의 감정을 표현하고 민속춤에는 어떤 규칙이 있지만 탱고는 아무런 구조가 없고 늘 즉흥적이다. 한 사람이 음악을 듣고 그 느낌을 춤으로 전달하면 파트너가 춤으로 '대답'하며 이어가는 것이다. 감정을 주고받으며 공유하기 때문에 더 아름답다."

탱고의 라틴어 어원은 '만지다'다. 음악과 박자에 맞춘다는 뜻이다. 축구 선수 메시의 드리블은 탱고와도 무관하지 않다. 공을 다루는 움직임에서 가져온 탱고 스텝이 있다고 했다.

바네사는 "탱고는 에너지 소비가 많아 다이어트에 좋지만 정신적 재활에 도움이 된다. 포옹이 엔도르핀을 분비하게 해 우울증 환자에게 탱고를 처방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파쿤도는 "한국 탱고 댄서들은 개성이 강하고 적극적"이라며 "아시아 다른 나라에서는 신체 접촉이 편안하지 않은데 한국에선 꽉 끌어안는다. 우리가 놀랄 정도"라고 했다. 기고자 : 박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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