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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전부인 휴대폰이 해킹당해…
' 넷플릭스 '스마트폰…' 주연 천우희

"최근 작품 중에 지인들 연락이 제일 많이 와요. 다들 이제 휴대폰을 더 못 내려놓겠다네요, 하하."

22일 만난 넷플릭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감독 김태준)의 배우 천우희(35·사진)가 웃으며 말했다. 직전 주말 데뷔한 영화는 이날 넷플릭스 공식 주간 톱10 순위에서 비영어 영화 세계 3위에 올랐다. 천우희는 잃어버린 스마트폰이 사이코패스 살인범(임시완) 손에 들어가면서 한순간에 인생이 망가지는 여성을 연기했다. 휴대폰이 분신이라도 된 듯한 시대, '내게도 닥칠 수 있는 일'이라는 현실 공포가 만들어낸 흥행이다. "천우희가 드디어 좀 대중적인 영화에도 나오는구나 싶으신가 봐요. 좀 더 친근하게 봐주시길 바라는 마음도 있습니다."

주인공 '이나미'는 영화 전반부에서 휴대폰 분실 뒤 닥쳐오는 문제들에 갈팡질팡하는 지극히 평범한 여자. 그런데 후반부에서 갑자기 비상한 판단력으로 상황을 해결해 나간다. 천우희는 이 서사와 개연성의 비약을 메꾸고, 뭉뚱그리기 어려운 캐릭터의 두 얼굴을 기어이 하나로 꿰어내 이야기에 설득력을 입힌다. 영화의 허점과 구멍은 오히려 천우희가 얼마나 좋은 배우인지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

그는 "연기로 설득해야 하는 지점이 제게 맡겨질 때가 많았던 것 같다"고 했다. "평생 '절친'을 갑자기 배신에 가깝게 의심할 수 있나? 너무 갑자기 문제 해결 능력이 좋아지는 건 아닐까? 어떤 작품이나 그런 이해하기 어려운 설정, 비워져 있는 여백은 늘 있죠. 그걸 어떻게든 연기로 납득시키는 건 결국 배우인 제 몫이고요."

'이나미' 캐릭터가 영화를 이끄는 힘을 얻는 건 실제로 배우 천우희 안에 그 두 얼굴이 함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감독은 일찌감치 천우희를 주인공으로 정해 놓고 취미나 음식 등 사소한 부분들까지 대본에 녹였다. "해 온 역할 중 실제 저와 가장 비슷해요. 있는 그대로 나를 내보이는 게 가장 좋겠다 싶었고, 출근 인사 말투부터 '내 것'을 꺼내다 썼죠. 극중 살인범의 노트에 기록된 '나미'의 일상 중 많은 부분이 제 실제 모습이기도 해요."

유독 고생하는 역할을 많이 한 이 배우는 이번 영화에서도 생사의 위기를 헤맨다. "전 평범한 사람인데, 제 인생에 굴곡을 만들어줄 수 있는 게 연기라 좋았어요. 연기를 통해 스스로에게 고난과 역경을 주면서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았고요. 역할을 따라 주어지는 도전이 늘 다채로워서, 나와는 다른 삶을 최대한 많이 경험해보고 싶었나 봐요."

"연기가 신기한 게 하면 할수록 더 하고 싶고, 더 많은 걸 접하고 경험하고 표현하고 싶다"고 말할 땐 역시 천생 배우다. "액션 하고 싶어서 우슈도 배웠어요. 잘할 수 있는데 생각보다 안 시켜주시네요, 하하. 몸쓰는 것도, 인간을 아주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정서적인 작품도, 판타지도 다 해보고 싶어요!" 기고자 : 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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