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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베이커리 시장에서 가장 트렌디한 빵을 꼽는다면? 단연 베이글이다. 베이글이 한국에 처음 소개된 건 1990년대 중반. 벌써 30년이나 됐지만 인기가 식기는커녕 더욱 따끈따끈해지고 있다. 서울 안국역 '런던 베이글 뮤지엄', 이태원 해방촌 '던베이글', 보광동 '코끼리 베이글', 도넛 명가 '노티드'에서 최근 오픈한 '애니오케이션'까지 핫(hot)하다는 상권에 베이글 가게가 속속 문 열고 있다.

베이글이 국내에서 초반 인기를 얻은 건 '세련된 뉴요커들이 즐기는 빵'이란 이미지 덕분이다. 베이글은 본래 중부 유럽 유대인이 먹던 빵. 이들 유대인이 북미 대륙으로 대거 이주하면서 베이글도 함께 대서양을 건넜고, 뉴욕에서 다양한 종교와 인종의 시민들로부터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이제 전 세계적으로 베이글이라면 유대인보다 뉴욕을 떠올릴 정도가 됐다. 뉴요커들은 베이글을 뉴욕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사랑한다.

베이글이 반짝 인기를 넘어 꾸준히 한국인에게 사랑받게 된 건 특유의 쫄깃한 식감 덕분이다. 베이글은 다른 빵과 달리 오븐에 바로 굽지 않는다. 동그랗게 빚은 베이글 반죽을 먼저 물에 데쳐낸 다음 굽는다. 다른 빵처럼 부풀어 오르지 않기 때문에 밀도가 높아져 쫄깃하다. 한국의 떡과 비슷한 식감이다. 뉴욕에서 파는 베이글은 구운 가래떡처럼 단단하달 정도로 쫄깃한 식감이 강하다.

국내 베이글 가게들은 식감을 요즘 소비자들 입맛에 맞게 조절했다. 그 결과 쫄깃하지만 원조 베이글보다 훨씬 부드럽다. 가래떡보다는 구운 인절미에 더 가깝달까. 그리고 심심하달 정도로 담백한 오리지널 베이글과 달리 구수함 속에서 단맛이 느껴진다.

베이글이 지속적인 인기를 누리는 또 다른 이유는 건강에 좋으리란 이미지 덕분이기도 하다. 베이글은 밀가루, 소금, 효모 등 주재료 외에 달걀, 우유, 버터는 들어가지 않는다. 베이글이 담백한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에 토마토, 연어 등 건강한 토핑을 다양하게 더해 샌드위치로 한 끼 식사를 대신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베이글이 지방함량은 낮지만, 칼로리는 의외로 높다. 베이글 하나(약 150g)당 칼로리는 대략 300kcal로, 쌀밥 한 공기(약 200g)와 비슷하다. 다이어트나 건강 때문에 베이글을 먹는다면 한 번쯤은 재고해야 하는 이유다.

베이글이 큰 사랑을 받으면서 캐나다 몬트리올 베이글도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 최대 제과제빵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는 전문점 수준 베이글 라인업을 선보이면서 뉴욕과 함께 몬트리올식(式) 베이글을 연구했다고 알려졌다. 몬트리올은 뉴욕 못잖게 베이글에 대한 자부심이 넘치는 도시. 기본 재료는 두 도시가 같지만, 몬트리올 베이글은 향과 광택을 더하기 위해 데치는 물에 꿀을 섞는다. 물론 뉴요커들은 "꿀이 베이글 본연의 맛을 가리고 기분 나쁘게 들척지근하다"며 끔찍해하지만. 또 몬트리올의 오래된 빵집에서는 베이글을 장작 오븐에 굽기 때문에 일반적인 가스 또는 전기 오븐보다 더 구수하다. 기고자 : 김성윤 편집국 주말뉴스부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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