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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 프티 MSCI 사장 인터뷰

"한국 정부는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기 위한 요건을 명확히 알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정책을 시행할지는 금융 당국의 선택에 달려 있죠."

지난 16일 서울을 방문한 베어 프티 MSCI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 시장에 접근할 때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환전성 결여 등 낮은 시장 접근성"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17년 사장직에 올라 5년여간 회사의 전반적인 운영을 관리하고 있다. 금융 정보 서비스 기업인 MSCI는 글로벌 펀드의 투자 기준이 되는 금융 지수를 계산해 발표한다. 대표적인 글로벌 지수로는 미국, 유럽, 일본 등이 포함되어 있는 MSCI 선진국 지수와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중남미 국가들이 담긴 MSCI 신흥시장 지수, 그 외 MSCI 프런티어 지수가 있다. MSCI 선진국 지수에 포함될 경우 해당 지수를 벤치마크로 삼는 글로벌 펀드 자금이 유입되는 '인덱스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그 규모가 560억달러(약 70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선진국 지수 편입을 시도해 왔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외국인 투자자 접근성이 가장 큰 문제"

올해 우리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를 폐지하고 외환시장 개장 시간을 런던 금융시장 마감 시간인 새벽 2시까지 연장하기로 하는 등 금융시장 선진화에 나섰다. 이에 대해 베어 사장은 "중요한 것은 실제로 정책이 시행된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이라며 "MSCI는 정책 시행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과 직접 만나 '이런 정책이 이 시장에 도입되었는데 실제로 작동이 되는지' 묻는다. 정책적으로 하겠다는 것과 실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다"고 했다. 정책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잘 정착시켜야 선진 시장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MSCI는 정부에 조언하는 역할을 하는 기업은 아니다"라며 "다만 우리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선진 시장'에 대한 기준을 (금융 당국과) 투명하게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가장 최근에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된 국가는 이스라엘로 2010년이었다. 베어 사장은 "시장의 규모와 접근성 양쪽을 모두 갖춘 나라가 상당히 적다"며 "한국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시장의 접근성과 효율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공매도 금지와 관련해서는 "한 시장을 판단할 때 특정 요소가 다른 요소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더 발전된 시장에는 거래 행위가 일반적으로 다양하다. 한국이 발전된 시장으로 가고자 한다면 어떤 부분들은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에둘러 지적했다.

◇"ESG 평가는 '추가 지출' 아니야, 더 좋은 성과 보장"

MSCI는 기업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기후행동지수'를 도입하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지수와 파생상품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베어 사장은 "MSCI는 ESG를 평가할 때 '위험과 보상(risk & return)'의 관점에서 본다"며 "많은 사람이 높은 ESG 평가를 위해 경제적으로 추가 지출을 해야 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ESG를 잘하는 기업이 더 좋은 성과를 내고 더 좋은 평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른 ESG 평가와의 차별점은 실질적으로 MSCI 지수가 전 세계 투자자들이 사용하는 지수라는 점"이라며 "MSCI 코리아 인덱스처럼 외국인들이 한국 시장에 접근할 때 참고하는 가장 대표적인 지수로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기고자 : 김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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