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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금천구에서 초등학교 4학년 아들과 단둘이 사는 조모(43)씨는, 저소득층 가정 아이들에게 지급하는 서울시 급식카드 '꿈나무카드'를 쓴다. 아이가 매달 이 카드를 이용해 식사비로 15만~17만원 정도를 사용한다. 그런데 최근 아이가 롯데리아·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 매장을 너무 자주 가는 것 같아 걱정이다. 조씨는 "아들이 가게 주인에게 '꿈나무카드'를 내미는 걸 불편해한다"며 "친구들의 시선에 민감할 나이인데, 패스트푸드 매장 대부분에 키오스크(무인 주문기)가 있어 꿈나무카드라고 말을 안 해도 되니 자주 가는 것 같다"고 했다.

꿈나무카드는 기초수급자 자녀, 한부모 가정 자녀 등 결식 우려가 있는 서울의 18세 미만 아동·청소년 약 3만명에게 지급된다. 아이 앞으로 나온 실물 카드를 사용처로 지정된 시내 매장 약 10만 곳에서 쓸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이런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들이 무인 키오스크가 있는 패스트푸드점을 이용하는 빈도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꿈나무카드를 패스트푸드점에서 사용한 규모는 4억2299만원으로 전체 식당의 1.2%였지만, 지난해 결제액은 19억3133만원(전체의 6%)이 돼 4배 이상으로 늘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박모(40)씨의 아들 김모(13)군도 친구들과 같이 있을 때는 이 카드를 쓰지 않고, 혼자 있을 때만 사용한다고 했다. 김군은 "일반 식당에서는 가끔 카드 사용 한도가 넘으면 카드를 돌려받고 다른 거로 결제를 해야 해 창피한데, 키오스크는 음식 가격이 얼마인지 정확히 나와서 편하다"고 했다.

초등학교 2학년 아들과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오모(43)씨는 "꿈나무카드 디자인이 다 똑같다 보니 가게 주인들은 카드 모양만 봐도 꿈나무카드인지 알더라"며 "어른인 나도 꿈나무카드를 무인 키오스크에서 쓰면 괜한 열등감이 들지 않아 좋았다"고 했다. 꿈나무카드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점 때문에 "아이들이 주눅 들지 않도록 개인 카드에 지원금을 주는 방식을 검토해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다. 기고자 : 신지인 기자 박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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