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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파우스트' 3월 31일 개막… 악마와 위험한 거래를 다룬 고전

"요즘에는 선과 악의 경계가 불분명하다. '파우스트'는 선과 악이 확실히 구분되는 시대의 인물을 보여준다는 게 매력이다."(유인촌)

"고전을 좋아하는 까닭은 신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관계 속에서 깊고 묵직한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이번엔 악마 역을 맡아 좀 두렵지만 날마다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박해수)

독일 문학의 거장 괴테가 20대에 집필을 시작해 80대에 완성한 필생의 역작 '파우스트'가 대극장 연극으로 관객을 만난다. '햄릿' '홀스또메르'에서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보여준 배우 유인촌은 모든 지식을 섭렵하고도 환멸을 느끼는 노학자 파우스트를 연기한다. 그에게 영혼을 건 내기를 제안하는 악마 메피스토는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적 사랑을 받은 배우 박해수가 맡는다. 21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제작 발표회에서 연출가 양정웅은 "세속적 욕망을 향해 질주하는 지금 한국 사람들에게 특별한 화두를 던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파우스트'는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기 마련이다"라는 문장으로 기억된다. 노학자 파우스트는 한탄한다. "나는 철학도, 법학도, 의학도, 유감스럽게 신학까지도 속속들이 연구하였도다. 그러나 지금 여기 서 있는 나는 가련한 바보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것만 알게 되었구나…."

유인촌은 1990년대 중반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를 맡은 적이 있지만 파우스트 박사로 무대에 오르기는 처음이다. 그는 "파우스트는 흉내 내며 연기로 표현하기엔 상당히 어려운 인물이고 내가 극복해야 할 숙제"라며 "한 달 뒤 어떤 모습으로 관객을 만날지 나도 궁금하다"고 했다.

5년 만에 무대에 복귀하는 박해수는 "내가 선택했다기보다는 파우스트가 나를 찾아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리딩 첫날부터 유인촌 선배님의 발음과 화술에 놀랐다. 조용히 녹음했다(웃음). 파우스트 박사를 쾌락의 길로 이끄는 컨설턴트답게 감각적으로 움직이겠다."

연극 '코리올라누스' '페르귄트' 등에서 고전 해석에 탁월한 감각을 보여준 양정웅은 "이번에도 '파우스트'의 문학적 힘을 살리면서 세련된 미장센과 현대적 무대 언어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영화 '롱 리브 더 킹'과 드라마 '지옥'의 주연배우 원진아는 젊은 파우스트와 위험한 사랑에 빠지는 여주인공 그레첸으로 연극 무대에 데뷔한다. 3월 31일부터 4주 동안 LG아트센터 대극장(1300석)에서 모두 원 캐스트로 공연한다. 기고자 : 박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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