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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품목 반도체 수출 44％ 줄고 가스 등 에너지 수입은 계속 늘어

반도체·중국·에너지 등 '트리플 악재'가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최대 수출국인 중국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우리 경제 버팀목인 수출은 5개월 연속 줄고 있다. 겨울철을 맞아 난방용 천연가스 가격이 80% 넘게 급등하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무역수지에 비상이 걸렸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20일 무역 적자는 59억8700만달러(약 7조7800억원)로 전년 동기의 3.3배였다. 지난달 적자를 합쳐 올 들어 적자 폭은 186억3900만달러로 불었다. 역대 최악이었던 작년 연간 적자(477억8500만달러)의 39%에 달한다.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넉 달 연속 감소한 수출은 이달 들어서도 2.3%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43.9% 급감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용이나 서버용 반도체 모두 시장에 재고가 넘쳐나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용 반도체의 경우 중국을 중심으로 휴대폰 판매가 크게 줄어들며 수요가 쪼그라든 영향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서버용 메모리 핵심 수요처인 구글, MS(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같은 빅테크들은 향후 추가적인 반도체 가격 하락을 예상하고 주문을 크게 줄인 상황이다. 반도체 재고가 쌓이면서 지난해 1월 말 3.4달러였던 D램 고정거래가는 올 1월 말 1.8달러까지 주저앉았다.

반도체 부진은 주요 수출국인 중국 수출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중(對中) 수출 감소세가 작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8개월 이어진 가운데, 이달 1~20일 대중 수출은 22.7% 감소했다. 대중 무역 적자는 7억8100만달러로 작년 10월부터 5개월째 적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전 세계 휴대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1억대 줄었는데, 대부분이 중국 시장 감소분으로 추정된다. 아세안 지역에서도 베트남(-18%), 말레이시아(-18.5%)처럼 반도체 수출이 많은 국가를 중심으로 수출이 크게 줄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겨울철 난방 수요 폭증으로 가스 수입액이 이달 들어 81.1%나 불어나면서 원유와 석탄을 포함한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이 27.2% 불었다. 수출 부진의 장기화로 올해 성장률이 정부 목표치(1.6%)를 밑돌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2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올해 성장률을 작년 11월 전망치(1.7%)보다 낮출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래픽] 12개월째 이어지는 무역적자 기고자 : 조재희 기자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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