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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택지도 대규모 미분양

아파트 단지뿐 아니라 공기업이 공급하는 택지(宅地)도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집값 하락 등 여건이 어려워지자 건설사가 아파트를 지을 땅조차 사지 않는다는 것이다.

2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입찰 공고를 내고 분양에 들어간 공동주택(아파트·주상복합·연립주택) 용지 8개 필지 가운데 인천검단과 경북 칠곡북삼 등 두 곳을 제외한 6개 필지가 유찰됐다. 자격 요건을 갖춘 기업 중 사업 참여 의지를 보인 곳이 없었다는 의미다. 6곳 중 남양주진접2, 군포대야미, 구리갈매역세권 등 5곳이 수도권이었다.

LH 택지는 도심 재개발·재건축을 제외하고는 대규모로 주택을 건설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안이어서 예전부터 경쟁률이 높았다. 지난 정부에서는 일부 건설사들이 유령 자회사를 동원해 택지 당첨 확률을 높이는 '벌떼 입찰' 때문에 자격 규제를 도입할 정도였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수요가 급감했다. 대규모 택지 미분양으로 장기적으로는 정부가 추진 중인 주택 공급 정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금리와 자재 값 인상으로 사업비가 치솟으면서, 시행사나 건설사들이 주택 사업 자체를 꺼리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풀리지 않으면, 3~5년 후에는 오히려 신규 주택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고자 : 정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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