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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현대차·기아가 전 직원에게 '400만원+주식'의 특별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하자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의 노조가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계열사별로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는 데 대해 "우리도 현대차·기아 직원들 못지않게 기여했는데 왜 불이익을 받느냐"고 불만을 터뜨립니다. 급기야 일부 노조는 사장실 점거 위협까지 하고 있습니다.

장재훈 현대차·기아 사장은 지난 17일 "현대차 직원은 400만원+주식 10주, 기아 직원은 400만원+주식 24주를 다음 달 2일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두 회사의 실적이 예상을 크게 뛰어넘자 노조가 임단협에서 정한 성과급 외에 추가로 특별성과급을 요구했고 회사가 이를 수용한 것입니다.

그러자 핵심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노조가 특별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이에 회사 측이 특별격려금 명목으로 3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했는데, 노조는 "우리도 똑같이 달라"고 요구하는 겁니다. 노조 간부 3명은 지난 17일부터 나흘째 본사에서 "사장실 점거도 불사하겠다"며 투쟁 중입니다.

현대모비스 노조는 현대차지부에 속해 있어 그동안 '2사 1노조, 동일 임금' 원칙에 따라 현대차와 같은 임금과 성과급을 받았습니다. 지난 2000년 현대모비스가 생길 때 일부 현대차 직원이 옮겨가면서 이런 원칙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회사 측은 "현대차·기아는 성과가 있어서 주는 '특별성과급'이고, 현대모비스는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지만 50조원 넘는 매출을 달성한 노력을 격려하기 위한 '특별격려금'"이라고 설명합니다. 격려금이니 '2사 1노조 동일 임금' 원칙과 무관하다는 겁니다.

현대차그룹의 다른 계열사인 현대위아와 현대트랜시스 직원들도 지난 15일 각각 '특별포상금'과 '특별격려금' 명목으로 300만원을 받았습니다. 두 회사 노조 역시 지난 16일 창원 본사 앞에서 현대차·기아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좋은 의도로 지급한 격려금이 엉뚱하게 계열사 직원들 간 갈등의 불씨가 돼 씁쓸하다"며 "줘도 고민 안 줘도 고민"이라고 했습니다. 기고자 :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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