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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 NC와 연습경기서 8대2 승리… 거포 부재 우려 씻어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대표팀의 강백호(KT)와 최정(SSG)이 첫 연습 경기부터 나란히 홈런을 터뜨렸다. 메이저리거 최지만(피츠버그 파이리츠)이 소속팀의 반대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자 타선의 힘이 기대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리그의 강타자들이 화끈하게 대포를 가동한 것이다.

강백호는 17일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NC와 벌인 연습 경기에 7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첫 타석이던 2회말 1사 1루에서 상대 투수 송명기를 두들겨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그는 7회말에도 안타를 추가, 4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최정은 3회 선두 타자로 나와 최성영에게서 좌월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대표팀은 7이닝으로 치러진 이 경기에서 8대2로 승리했다.

강백호에겐 의미 있는 홈런이었다. 그는 지난해 잦은 부상으로 국내 리그 62경기만 뛰며 타율 0.245, 6홈런, 29타점에 그쳤다. 5억5000만원이었던 연봉은 올해 2억9000만원으로 깎였다. 당초 대표팀 백업 자원으로 분류됐던 그는 최지만이 빠진 대표팀의 1루 수비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가 KT 캠프에서부터 몸 상태가 좋다. 오늘 홈런이 WBC뿐만 아니라 올 시즌을 시작하는 데 본인에게 반전의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유일한 3루수인 최정은 "작년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11월 말부터 몸을 만들어왔다. 아직 100%는 아니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지난 시즌 홈런왕 박병호(KT)도 이날 4번 지명타자로 3타수 2안타(2루타 1개) 1타점으로 타격감을 살렸다. 작년 9월 오른쪽 발목 인대를 크게 다쳤던 그는 수술 대신 재활을 선택해 포스트시즌에 복귀했고, 이후 재활에 힘썼다. 지금은 부상 이전의 몸 상태를 찾아가고 있다.

홈런 2개 등 장단 14안타를 생산한 타선과 달리 대표팀 투수진은 아직 불안한 모습이었다. 투수 7명이 NC에 안타 8개와 볼넷 2개, 몸에 맞는 볼 1개를 내줬다. 김광현은 이날 네 타자를 상대해 안타 2개를 맞았다. 다섯 타자를 상대하며 안타 하나를 내준 고영표(KT)는 "커브와 슬라이더가 손에서 미끄러지는 느낌이 있어서 조금 부담스럽다"고 했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투수들이 WBC 공인구에 빨리 적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WBC의 연투 제한 규정도 변수다. 투수가 공을 30개 이상 던지면 하루, 50개 이상 투구하면 4일을 의무적으로 쉬어야 한다. 한 투수가 최소 세 타자를 상대해야 한다는 규정(공수 교대 땐 교체 가능)도 있다. 이 감독은 "투수들은 스트라이크 위주로 빨리 승부를 걸어야 할 것 같고, 야수들도 실책 없이 수비를 잘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LA 다저스, 뉴욕 양키스 등 메이저리그 9팀 스카우트들이 찾아왔다. 내년 미국 진출 예정인 이정후(키움)를 보려는 것이다. 이정후는 선발 타자 중 유일하게 무안타(2타수)로 침묵했다.

일본의 TBS방송은 한국 대표팀의 플레이를 카메라에 담았다. 이들은 한국 취재진을 상대로 인터뷰도 진행했다. KBO는 전력 노출을 최소화하고자 방송 송출을 5분 이내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기고자 : 투손(애리조나)=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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