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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보험사 성과 보수체계 점검… 카드사 현황도 파악＂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의 과도한 성과급 등을 '돈 잔치'라고 질타한 가운데 금융 당국이 보험사와 카드사의 성과급에 대한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고액 성과급 논란이 금융권 전체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17일 금융감독원은 "일부 보험사를 대상으로 성과 보수 체계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보험사들에서 자료를 받아 확인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의 과도한 성과급이 지적받고 있는 만큼 이익 수준이 급증하거나 재무 건전성 취약 우려가 있는 일부 보험사 위주로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카드사들에 대한 현황 파악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연일 은행의 행태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 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고액 성과급과 고금리 문제에 대해 "(은행들이) 약탈적이라고도 볼 수 있는 비용 절감과 시장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들이 있었고 그게 지금 정점에 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원장은 은행권에서 향후 3년간 10조원 이상의 '사회 공헌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본질과 어긋난 측면이 있다. 3년 후 금송아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당장 물 한 모금 달라는 수요가 있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9조원 순이익 보험사 '성과급 잔치'

생명·손해보험사들의 지난해 순이익은 9조원이 넘는다. 생보사들의 경우 약관 대출을 줄이는 추세라, 고객 대출 문턱은 높여놓고 임직원은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손보사들은 손해율 악화를 이유로 올 초 실손보험료를 평균 8.9%나 올렸지만, 코로나로 이동이 줄면서 손해율이 크게 낮아진 자동차보험료 인하율은 2% 정도에 그쳤다.

삼성화재는 최근 직원들에게 연봉의 47% 정도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DB손해보험은 41% 수준을 나눠줬다. 현대해상은 약 30%,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메리츠화재는 최대 60% 수준까지 지급할 예정이다. KB손해보험은 월 상여금의 550%를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예를 들어, 차장급 평균 연봉이 약 7000만원으로 알려진 메리츠화재의 경우 성과급만 3500만~4200만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보험업계에서는 아직 성과급이 책정되지 않은 회사들까지 합치면 성과급으로 수천억 원이 지급될 것으로 예상한다.

주요 보험사들은 지난해 일제히 전년 대비 순이익이 급증했다. 삼성화재는 1조2837억원, DB손보는 9970억원으로 두 회사 모두 1년 전보다 순이익이 14% 늘었다. KB손보는 85%나 급증한 5577억원, 현대해상은 33% 오른 5746억원, 메리츠화재는 30% 증가한 8548억원을 기록했다.

◇카드사 대출 금리 하향 주문

금융 당국은 작년 말 '레고랜드 사태'로 흔들렸던 자금 시장이 올 들어 안정화됨에 따라 카드사들이 카드론 등의 대출 금리를 낮추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어려움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조달 금리가 낮아졌으니 대출 금리도 낮추라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어려울 때 정부의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지원을 받은 만큼 변화한 시장 상황을 반영해 대출 금리를 조정해 달라고 당부할 것"이라고 했다. 당국은 작년 10월 자금 시장이 경색되자 채안펀드를 조성해 일부 카드사의 채권을 매입해 줬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은행과 보험사 다음 타깃이 될 수 있어 걱정스럽다"며 "눈치껏 대출 금리 조정에 나서는 카드사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삼성카드 등 4사의 작년 순이익은 1조8467억원에 달한다.

[그래픽] 주요 보험사 순이익 및 성과급 규모 기고자 : 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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