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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상무부 중심의 협력체 구축… 중국은 美방산기업 제재

정찰 풍선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기술 전선으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은 중국 같은 적성국에 의한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획기적 혁신 기술 타격대(Disruptive Technology Strike Force)'를 발족한다고 16일(현지 시각) 밝혔다. 지난 10일 중국의 정찰 풍선 개발·제작에 참여한 중국 기업 6곳을 제재한 데 이어, 추가적 조치도 발표한 것이다. 중국은 이에 맞서 대만에 무기를 판매한 미국 방산업체들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리사 모나코 미국 법무부 차관은 16일 영국의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에서 가진 연설에서 "'획기적 혁신 기술 타격대'란 새 이니셔티브를 발표한다"며 "법무부와 상무부 주도하에 미 사법 당국의 협력체인 타격대가 최고의 전문가들을 모아 내일의 국가 안보 위협을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모나코 차관은 "우리의 목표는 간단하지만 필수적인 것으로, 우리 최고의 기술을 빼내어 가려는 적성국들에 반격을 가하는 것"이라며 "법무부는 우리 동맹, 우리 국가 안보와 법치를 약화시키기 위해 기술을 이용하려는 국가들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도구를 동원할 것"이라고 했다.

그간 미 상무부는 중국이 고성능 반도체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수출 통제를 이행하고, 법무부는 다른 민감한 기술의 수출 통제를 비롯한 각종 규칙이 잘 지켜지도록 하는 역할을 해왔다. 새로 만들어지는 타격대는 이를 통합해 중국의 산업 기술 절도 등에 더 민감히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획기적 혁신 기술 타격대는 전 세계의 정보와 데이터 분석 자료를 활용해 불법적 행위자를 색출, 미국 주도의 공급망을 강화하고, 반도체 같은 핵심 자산에 대한 위협을 조기에 파악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대표적인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언에 대한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대만에 무기를 판매했다는 이유로 이들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포함하고, 중국 관련 수출입 활동과 중국 내 신규 투자를 금지한 것이다.

중국 상무부는 또 이들 업체가 대만과 체결한 군수 계약 금액의 2배를 벌금으로 부과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영문판은 "중국의 제재로 미국의 두 방산업체는 중국 희토류를 조달할 수 없게 돼 F-35 등 첨단 무기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했다. "전 세계 희토류 공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지배적인 위치를 감안하면 두 회사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16일 백악관에서 '최근의 비행체들에 대한 미국의 대응'을 주제로 연설에 나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정찰 풍선 문제를 일단락 짓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격추한 3건의 비행체에 대해 "이 물체들이 정확히 무엇인지 아직 모르지만 지금은 그것들이 중국의 정찰 풍선 프로그램과 관련 있거나 다른 국가의 정찰 도구라고 볼 만한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보 당국은 이 물체들이 "사기업이나 오락 또는 기상이나 다른 과학적 연구를 하는 연구기관과 관련된 풍선일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바이든은 "지난 2주 동안 그랬던 것처럼 중국과도 계속해서 대화를 하고 있다"며 "행정부 출범 초기에 말했던 것처럼 우리는 중국과의 경쟁을 원하지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신냉전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풍선 격추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서도 "시(진핑) 주석과 대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이 중국의 공중 정찰로 인한 긴장을 완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혁신기술 타격대

미국 정부가 중국·이란·러시아·북한 등 적(敵)의 기술 탈취를 막기 위해 조직한 범정부 합동 수사단. 미 법무부 국가안보국을 중심으로 연방수사국(FBI), 상무부 산업안전국, 국토안보조사국, 워싱턴DC·뉴욕·LA 등 주요 지역 지방검찰청 14곳 등이 참여한다. 기고자 :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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