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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다양한 축제가 어우러진 관광 명소로 키우기로

충북도가 연간 30억원 이상 운영 적자를 내는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를 관광 명소로 키우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청남대를 다양한 축제가 어우러지는 관광 명소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충북도는 청남대를 국민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한 '15대 혁신 과제'를 최근 발표했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대청호변에 있는 청남대는 1983년 지은 옛 대통령 전용 별장이다. 2003년부터 일반에 개방한 청남대는 충북도가 관리권을 넘겨받아 운영 중이다. 개방 첫해에 53만명, 이듬해 100만명이 찾았던 청남대 방문객은 점차 줄어 2009년 50만명대까지 감소했다. 이후 충북도는 청남대를 활성화하려고 노력했지만, 여러 규제 등 한계에 부딪혀 매년 30억~50억원 운영 적자를 내고 있다. 방문객들도 "청남대는 꼭 가볼 만한 곳이지만 다시 찾기엔 망설여진다"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아 시설 확충과 서비스 개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에 충북도는 지난해 12월 문화·관광·마케팅·건축·환경 분야 전문가 11명으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발전 과제를 마련해 지난 8일 발표했다. 우선 3월 중 교육·체험·연수가 가능한 '나라사랑 리더십 교육문화원' 신축 공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대청호변에 앉아 경치를 즐기는 '물멍 쉼터'와 7.3㎞ 길이 수변 산책로도 조성한다. 다양한 전시가 가능한 갤러리도 만든다. 잔디 광장은 가족 단위 관람객이 소풍을 즐기는 '피크닉 공원'으로 꾸밀 예정이다. 그늘막과 텐트를 치고 가져온 음식물도 먹을 수 있게 하고, 텐트 등 소풍 장비를 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주차 불편을 줄이고자 주차장을 종전 665면에서 1626면으로 늘리고, 인터넷 예약제를 폐지한다. 차량 출입이 적은 비수기에 캠핑 카라반 축제를 여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야생화와 수목이 어우러진 경치를 활용한 야외 결혼 사업도 추진해 '야외 결혼 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축제 기간이나 성수기 금요일과 토요일은 이전에 오후 6시까지 운영하던 것을 오후 9시까지 연장한다. 청남대에서 열던 영춘제 등에 더해 록 페스티벌, 와인 페스티벌 등 사계절 내내 다양한 축제를 열어 즐길거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대통령 기념관 2층 세미나실을 활용해 기업 콘퍼런스 등 다양한 행사도 유치할 계획이다. 충북도는 청남대와 대청호를 잇는 케이블카(4.8㎞), 주차장과 전망대를 잇는 모노레일(0.3㎞) 설치도 장기 과제로 검토할 방침이다.

하지만 청남대 주변에 대한 여러 규제는 풀어야 할 숙제다. 청남대와 맞닿은 대청호변은 상수원보호구역, 특별대책지역, 수변구역 등 7가지가 넘는 규제를 받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취사도 제한돼 현재는 커피나 라면 등도 팔지 못한다. 청남대 관리사업소 관계자는 16일 "183만㎡에 이르는 청남대를 둘러보다 보면 음식을 먹거나 차를 마시며 쉴 곳이 필요하지만 마땅한 시설이 없어 방문객들이 불편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청남대에서 만난 한 방문객은 "풍광이 아름다워 가족과 다시 오고 싶지만, 함께 음식 먹을 곳이 없어 아쉽다"고 했다.

이 때문에 김영환 충북도지사도 최근 청남대 주변의 규제 완화를 정부에 거듭 촉구했다. 그는 지난 3일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중국 자금성과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보다 아름다운 청남대에서 커피 한잔, 라면 한 그릇만 먹게 해달라"며 "관광객을 청남대로 불러들이려면 규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공개로 청남대를 방문했을 때도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김 지사는 "대통령의 청남대 방문을 계기로 규제 문제를 풀 실마리를 찾았다"며 "규제 완화를 위해 관련 부처와 적극 협의하는 동시에 우선 할 수 있는 개발 사업을 서둘러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기고자 : 신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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