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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

창립 32주년을 맞는 교촌이 올해 핵심 가치로 상생 경영을 내세우고 있다. 가맹점과 본사가 동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더욱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교촌은 본래 대구·경북 지역 브랜드다. 2002년 월드컵을 거치며 전국구 브랜드로 도약했다. 2001년 280개였던 매장 수는 2002년 500개, 2003년 1000개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03년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하면서 치킨 업계가 큰 타격을 입을 때 교촌 권원강 창업주는 당시 수십억 원의 이익을 포기하고, 창업 대기자들과의 계약을 진행하지 않았다.

교촌은 이후 철저한 상권 보호로 가맹점주가 영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가맹점과 본사가 동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지난해 교촌치킨의 가맹점 수는 1350여 개로 2003년 이후 약 35% 정도 증가한 반면 매출은 2021년 기준으로 6배 이상 올랐다(2003년 811억원, 2021년 5076억원). 가맹점 매출도 2021년 기준 매장 평균 약 7억5000만원까지 나왔다. 가맹점 성장이 고스란히 본사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한 결과다.

교촌이 상생 경영을 내세우는 것은 치킨이 국민 간식의 대명사라는 사실에서도 기인한다. 오랜 시간 사람들의 희로애락과 함께한 간식을 파는 업종인 만큼 상생이란 가치를 가벼이 여겨선 안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교촌은 1991년 3월 13일 경상북도 구미시에 10평 남짓한 작은 통닭 가게로 시작됐다. 창업주인 권원강 회장이 가족을 위해 노점상, 실내 포장마차, 해외 건설 노동자, 택시 운전까지 숱한 직업을 전전하다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이 교촌의 첫 매장이었다.

작은 가게에서도 권 회장은 상생을 생각했다. 창업 초기였던 1990년대만 해도 국내 닭고기 시장은 종종 수급이 불안정해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는 시기가 있었다. 닭고기 파동이 오면 치킨집들은 보통 500g 생닭에 파우더를 두껍게 묻히고 튀겨 마치 1kg짜리 한 마리인 것처럼 포장해서 판매하곤 했다.

'정직이 최고의 상술이다'는 신조를 가진 권원강 창업주는 그러나 항상 500g짜리 두 마리를 튀겨 1kg 무게를 맞춰서 판매했다. 그러다 보니 교촌통닭을 시키면 닭다리 4개, 닭날개 4개가 포함됐다. 나중엔 오히려 이 때문에 품질 낮은 닭을 대충 손질해 튀긴다는 헛소문까지 돌았다. 보통 사람들은 다리와 날개 부위만 식별할 수 있기에 한 마리에 다리 4개, 날개 4개 있다는 게 이상하게 보였던 것이다.

권 창업주는 고민 끝에 다리와 날개 2개씩은 따로 냉장고에 보관했다. 헛소문은 사라졌고, 냉장고에 남은 다리와 날개는 지인들이 가게를 찾아올 때 따로 튀겨 대접했다. 지인 반응이 좋았고, 권 창업주는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부위별 판매를 시작했다. 나중에 교촌이 도입해 국내 치킨 시장에 일대 혁신을 불러일으킨 부분육 판매도 여기서 나왔다. 기고자 : 송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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