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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세차·파손 등 차량 관리
11년만에 영업이익 94억 기록

차량 공유 업체 쏘카가 지난해 창업 11년 만에 첫 흑자를 기록했다. 15일 쏘카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3976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7.6%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9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2021년의 영업손실은 210억원이었다.

비결은 차량 운용과 유지 관리에 AI(인공지능)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 일반적으로 렌터카나 차량 공유 업계는 보유 차량 대수를 대폭 늘리는 방식으로 매출과 수익을 올리는데, 쏘카는 AI를 활용해 공격적으로 차량을 늘리지 않고도 수익을 개선했다는 것이다.

쏘카 관계자는 "2018년부터 진행해온 AI 기반 사업 운영을 통해 차량 운영, 차량 관리, 사고·보험 처리 등 전(全) 부문 효율화 작업이 수익으로 이어져 흑자 전환이 가능했다"고 했다. 이용자 수요를 분석한 차량 배치와 가격 결정, 예약 최적화 프로그램을 통해 차량 대당 매출을 끌어올렸고 AI를 활용한 자동화 기술로 차량 유지 비용을 줄였다는 것이다.

AI가 차량 관리에 쓰인 대표적인 예가 세차 부문이다. 쏘카의 연간 세차비는 100억원에 달할 정도로 회사 지출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이 업무 대부분을 AI가 담당하고 있다. 예전에는 차량의 오염 정도와 상관없이 주기적으로 세차하는 방식이었는데, AI를 도입한 이후에는 AI가 차량 사진을 보고 오염도를 측정해 세차가 필요한 차량에 대해서만 세차를 요청한다. 세차가 잘됐는지 확인하는 업무와 사용자가 직접 세차를 하고 인증했을 때 특혜를 주는 업무도 AI가 사진으로 판단해 자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쏘카가 직접 운영하는 차량 2만대의 파손 상태를 파악하고 수리하는 데에도 AI가 일거리를 덜어줬다. 고객이 차량 사용 후 차량 상태를 인증하기 위해 올리는 사진은 하루 7만~10만장 정도다. AI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전에는 이 사진을 모두 검토할 수 없어 차량이 파손된 상태로 방치되는 일도 종종 있었다. 지금은 모든 사진을 AI가 검토해 파손 여부를 판단한 뒤, AI가 추려낸 사진을 차량 매니저들이 보고 수리를 결정한다. 수만장의 사진을 봐야 했던 매니저들이 AI 도입 이후엔 하루 평균 300장 정도만 확인하고 있다.

쏘카는 이런 자동화를 통해서 차량 한 대당 평균 월 매출액을 꾸준히 올렸다. 차량 한 대당 평균 월 매출액은 2019년 102만원에서 2020년 118만원, 2021년 156만원, 지난해 172만원으로 늘어났다. 일반 렌터카 업체의 자동차 대당 평균 월 매출액(50만원)의 3배 이상인 셈이다. 2014년 쏘카에선 차량 매니저 1명이 약 50대의 차량을 관리했지만 이제는 1명이 1000대가량을 관리하고 있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이날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금리 인상으로 인해 차량 구매가 줄고, 야외 활동이 증가하면서 올해 차량 공유 시장 분위기가 좋다"며 "그동안 쌓아온 이용자 데이터와 AI 기술을 바탕으로 숙박, 여행 상품을 공유 자동차에 결합한 상품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했다. 기고자 : 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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