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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 인프라 부족에 불만 커져

수소차 넥쏘 오너 윤모(48)씨는 최근 수소 충전 값이 많이 올라 예약제로만 받는 저렴한 충전소를 찾아다니고 있다. 지난해 초만 해도 지방 충전소 가격은 ㎏당 8000원 초반 수준이었고, 서울 여의도 충전소 가격은 ㎏당 8800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여의도 충전소 가격은 9900원으로 12.5% 뛰었다. 윤씨는 "지난해엔 4만원이면 완충했는데 지금은 5만원 정도 든다"며 "충전소가 늘어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수소 값이 계속 오르니 차라리 전기차를 살걸 하는 후회가 든다"고 했다.

친환경 연료인 수소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전기차 대비 수소차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전국 수소 충전소의 월별 평균 판매가는 집계를 시작한 지난해 4월 ㎏당 8359원에서 이달 15일 기준 9341원으로 11.7% 올랐다. 수소차 보급은 지난 2018년 893대에서 지난해 2만9623대로 급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보급 속도에 비해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은 더디고, 수소 가격까지 치솟자 수소차 차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치솟는 수소 가격

15일 경동도시가스가 운영하는 경남 양산 증산충전소는 수소 값을 ㎏당 8000원에서 9400원으로 17.5% 올린다고 밝혔다. 지난 1일에는 린데코리아가 운영하는 전국 수소 충전소 5곳도 12.5% 인상했다. 이날 대구 지역 수소 값은 kg당 평균 1만315원에 달했다.

수소 가격이 오르면서 같은 친환경 차인 전기차와 비교했을 때 수소차의 가격 경쟁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현대차 넥쏘의 연료 탱크 용량은 6.33㎏으로, 완충하면 약 5만9000원(전국 평균가 ㎏당 9341원 기준)이 든다. 넥쏘 연비(㎏당 96.2㎞)를 고려하면 100km를 1만원에 가는 셈이다. 반면 배터리 용량이 77.4kWh인 전기차 아이오닉5를 완충하는 데는 2만6000원(급속 충전 요금 kWh당 347원)이 든다. 전기차 아이오닉5는 6700원이면 100㎞를 갈 수 있어 수소차 연료비가 전기차보다 49.3% 정도 비싼 셈이다.

수소 값 상승은 생산원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대부분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면서 부산물로 수소를 만드는 '부생수소'나 LNG에서 개질화(추출)하는 '개질 수소'를 유통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유가가 상승해 원가 자체가 상승했고, 운반료도 덩달아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원료 가격이 너무 올라 판매 가격을 올리지 않고는 충전소를 운영할 수가 없다"고 했다.

◇수소 충전소도 턱없이 부족

수소 충전소 운영 업체들도 고민이 깊다. 전국의 수소 충전소 10곳 중 7곳은 적자 상태다.

환경부는 민간이 운영하는 적자 충전소에 연료비 총 28억원가량(개소당 평균 3000만원)을 연 2회 지원해 주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전국 수소 충전소(당시 128개소) 가운데 93곳(73%)이 정부 지원을 받았다. 충전소 93곳은 작년 상반기 업체마다 평균 4890만원 적자를 봤다. 업계에서는 수소 공급 단가가 kg당 4000원대로 내려가야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차 공급과 수소 생산이 함께 늘어나야 규모의 경제로 선순환이 될 거라고 본다"고 했다.

전기차보다 수소차 충전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것도 차주들에겐 불만이다. 서울시 내 수소 충전소는 양재, 상암, 국회 등 9개소다.

반면 서울시 내 전기차 충전기는 3만5000기다. 전국적으로 보면 수소 충전소는 135개소로 인천 6개소, 부산 3개소, 대구 4개소 등이다. 경기가 24개소로 가장 많은데, 이마저도 대부분이 고속도로 휴게소나 도심에서 접근이 어려운 외곽 지역에 있다.

수소차 오너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서도 "전기차보다 충전료도 비싼 데다 찾기가 어렵다. 수소차는 대중화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래픽] 수소차 누적 등록 대수

[그래픽] 수소차와 전기차 연료 값 비교 / 전국 수소충전소 평균 판매가 기고자 :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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