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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액 2년째 뒷걸음… 수년째 사상 최대 이익 무색

국내 19개 은행이 2021년 서민 금융이나 지역·공익 사업 등 사회 공헌에 쓴 돈이 1조617억원으로 전년보다 312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사회 공헌액(1조929억원)도 2019년(1조1359억원)보다 축소됐는데 2년 연속 뒷걸음질한 것이다.

은행들 실적이 나빠서가 아니다. 은행들의 순이익은 2020년 12조1000억원에서 2021년 16조9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의 전체 순이익 대비 사회공헌액은 2020년 9%에서 2021년 6%로 쪼그라들었다. 은행들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이익을 경신해 왔다. 고객들이 낸 이자를 바탕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도 오히려 사회 공헌 금액은 줄인 것이다. 과도한 성과급과 희망퇴직금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은행권이 보다 적극적인 사회 환원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4대 은행, 순이익의 5~6%만 사회 공헌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윤창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 공시와 은행연합회 보고서 등을 토대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연간 순이익 대비 사회 공헌 금액 비율은 5~6%에 불과했다. 하나은행이 5.71%로 가장 낮았고, 우리은행(6.29%)과 KB국민은행(6.32%), 신한은행(6.74%)도 6%대에 그쳤다. 반면 지방은행의 사회 공헌 비율은 10.20~13.59%로 4대 은행의 2배에 달했다. 4대 은행은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 증가에 힘입어 2021년에 각각 2조원대의 사상 최대 순익을 냈지만, 사회 공헌에는 인색했던 것이다.

인터넷은행의 사회 공헌도 미미한 실정이다. 2021년 카카오뱅크의 사회 공헌 금액 비율은 0.15%, 케이뱅크는 0.31%에 그쳤다. 신생 은행이라 재정적 여유가 부족하다는 핑계로 사회 공헌을 등한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은행권은 코로나 위기 대응을 위한 정부의 장기 저금리 기조 속에 대출 자산을 늘렸고, 지난해 한국은행이 긴축에 들어간 뒤로는 금리를 올려 막대한 이자 이익을 거뒀다. 외부 요인으로 반사이익을 본 만큼 적극적인 사회 환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년간 10조 사회 공헌? 실제 투입액은 7800억

최근 주요 은행들이 기본급의 400%에 달하는 성과급 잔치를 벌이자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은행을 질타하고 있다. 이에 주요 은행의 부행장급 임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 모여 '은행 사회 공헌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향후 3년간 서민·취약계층 지원에 10조원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다. 국내 19개 은행이 모두 참여한다.

구체적으로 은행권은 저소득·저신용자 대상의 긴급생계비로 2800억원, 채무조정 성실 상환자들을 위한 저금리 소액대출에 1700억원을 각각 공급하기로 했다. 새희망홀씨 등 서민금융상품 공급도 3년간 1조8000억원 더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생색내기용"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숫자를 지나치게 부풀렸다는 것이다. 이날 은행권이 밝힌 사회 환원액 '10조원'은 은행 보증재원을 통한 승수효과까지 모두 포함한 것이다. 실제 은행들이 공동으로 조성하는 재원은 3년간 7800억원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 중 5000억원은 지난달 27일 은행권이 이미 발표했던 내용이다. 작년 19개 은행의 순이익이 18조원을 넘겼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그에 비해 너무 낮은 금액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와 별개로 은행마다 취약계층 지원 사업도 추진한다"며 "수수료 면제, 금리 인하 등 다양한 추가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 주요 은행의 연간 순이익 대비 사회 공헌 금액 비율

[그래픽] 은행권(공동) 취약 계층 지원 대책 기고자 :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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