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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3번기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딩하오 九단 / 黑 양딩신 九단

〈제1보〉(1~14)=승부의 세계에서 가장 설레는 낱말 하나를 고른다면 '결승'이 아닐까. 이 2음절 단어엔 숱한 장애물을 뛰어넘고 살아남은 데 대한 뿌듯한 성취감과, 마지막 고비를 눈앞에 둔 채 호흡을 가다듬는 비장함이 함께 녹아있다. 짜릿하고 간절한 그 순간을 맞기 위해 승부사들은 평소 온갖 고통을 감내한다. '우승'은 이미 승부가 아닌 시상용(用) 용어일 뿐이다.

올해 LG배 결승 무대엔 양딩신과 딩하오, 2명의 중국 기사가 올라왔다. 한국 기사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결승을 치르기도 전 중국의 우승이 결정된 셈이다. 하지만 바둑은 기본적으로 개인 간의 승부이며, 우승자는 매년 바뀌므로 너무 아쉬워할 일은 아니다. 역대 LG배만 보더라도 중·중 결승전이 6번, 한국 기사끼리 우승을 다툰 경우는 무려 9번에 이른다. 돌을 가려 선택권을 차지한 딩하오가 백을 선택했다. 언젠가부터 백을 쥐는 것은 행운의 전조(前兆)로 여겨질 만큼 승률이 좋다. 8까지는 요즘 한창 유행 중인 모범 포석. 10으로는 반대쪽에서 막아 참고도처럼 둘 수도 있다. 14는 하변에 뿌리를 내리면서 우하 흑의 근거를 위협하는 절호점. 흑이 여기서 바로 대응했을까, 손을 돌려 다른 곳으로 향했을까. 기고자 :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612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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