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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개봉하는 영화 '카운트'서 첫 단독 주연 맡은 진선규 인터뷰
편파 판정으로 패한 제자들과 세상을 향한 유쾌한 한 방 날려

배우 진선규(45·큰 사진)는 지난 13일 영화 '카운트'(22일 개봉) 시사회에서 연신 "죄송합니다"라면서 울먹였다. 2004년 연극 무대로 데뷔한 뒤 영화 '범죄도시'의 무자비한 악역부터 '극한직업'의 유쾌한 형사까지 넓은 연기 폭을 자랑하는 배우. 하지만 영화 단독 주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그를 울린 문자 메시지 하나가 있었다. 영화 '카운트'에서 그는 1988년 서울 올림픽 권투 금메달리스트였지만 편파 판정 논란으로 부침을 겪었던 실존 인물 '박시헌' 역을 맡았다. 실제로 박시헌씨는 선수 은퇴 후 고교 감독과 국가대표팀 감독을 거쳐서 지금은 서귀포시청 감독을 맡고 있다.

영화의 모델이 된 박시헌 감독이 그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최고의 배우 진선규가 링에 올라가기 전에 떨면, 옆에 있는 선수들도 함께 떠니까 씩씩하게 하고 오세요.' 15일 간담회에서 진선규는 "감독님의 메시지가 감동적이어서 울었던 것"이라면서도 "단역에서 갑자기 주인공이 된 듯한 부담감은 있다"고 했다.

영화는 올림픽 이후 박시헌씨가 진해(현재 창원시)로 내려가 고교 체육교사로 권투부를 맡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편파 시비에 휘말렸던 주인공이 거꾸로 제자들이 불공정한 판정에 무릎 꿇는 모습을 보면서 고민에 빠지는 역할이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다가 울었던 대목이 있었다고 했다. '복싱이라는 건 다운당했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다. 다시 일어나라고 카운트를 10초씩이나 주거든'이라는 구절이다. 그는 "우리 인생도 진행형이라는 영화의 메시지에 공감이 갔다"고 했다.

진선규는 자신과 영화 사이에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우선 스무 살에 연극의 꿈을 품고 서울로 올라올 때까지 나고 자랐던 고향 진해가 배경이라는 점. 그는 "중고교 때 언제나 소풍을 갔던 장복산에서 훈련 장면을 찍었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던 바닷가 옆길에서도 촬영했다"고 했다.

또 진선규의 어릴 적 꿈도 체육 교사였다. 마지막으로 36세부터 틈틈이 권투를 배웠다. "이번 촬영을 앞두고도 두 달 반 전부터 매주 3차례씩 하루 4~5시간씩 훈련했고, 촬영 기간에도 저녁에 근처 체육관을 찾았다"고 했다. 닮은꼴의 영화를 만난 셈이다. 그는 "촬영을 위해서 중학교 권투 선수들과도 스파링(연습 경기)을 했는데 한 대도 못 때리고 죽도록 맞았다"며 웃었다.

그의 아내 박보경(41)도 지난해 드라마 '작은 아씨들'에서 악역인 비서실장 고수임 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부부 연기자. 진선규는 "집에서 보지 못했던 강렬한 느낌으로 누군가를 때리는 드라마의 모습을 보면서 묘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저도 '범죄도시'에서 그랬지만…"이라며 다시 웃었다. 기고자 :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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