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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금융·통신·에너지 대책

15일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비상경제민생회의 직후 발표한 '물가·민생경제 대응 방안'의 핵심은 고금리로 고통받는 금융 취약 계층 지원과 통신비 절감, 서민층에 대한 에너지 요금 지원 등이다. 높은 물가·금리에 경기 둔화까지 겹쳐 어려워진 서민들의 생활비 부담을 줄여주자는 것이다.

◇취약층 긴급 생계비 최대 100만원 대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이후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저소득층 등 취약한 대출자의 이자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내놓았다. 한계 상황에 몰린 일부 대출자에 대해서는 이자와 원금까지 감면해주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빚을 갚을 능력이 부족한 대출자들에 대해서는 연체 이자 전액, 원금 최대 30% 감면 등 긴급 금융 구조(救助)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했다. 또 대출을 받았는데 실직 등의 이유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대출자는 연체 발생 전이라도 이자율을 30~50% 정도 낮춰줄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신용 점수가 낮아 대부업 등 제도권 금융으로부터 밀려나 금리가 연 400%를 넘는 불법 사금융을 써야 하는 대출자를 위한 긴급 생계비 대출을 3월 말 내놓을 예정이다. 연소득 3500만원 이하이고 신용 점수가 하위 20%인 대출자가 대상이다. 최대 100만원 한도로 금리는 최저 연 9.4%가 적용된다.

젊은 층에게 특히 부담이 되는 주택 대출의 원금 상환을 유예받을 수 있는 대상도 1분기 중에 확대된다. 지금은 실직 등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우면서 주택 가격이 6억원 이하인 대출자만 원금 상환 유예가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원리금이 소득의 70% 이상이면서 주택이 9억원 이하라면 원금 상환을 3년 동안 미룰 수 있다.

금리 상승으로 대출자들이 고통을 받는데 은행은 막대한 돈을 벌며 많은 성과급·퇴직금을 지급한다는 이른바 '이자 장사' 논란과 관련, 금융위는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이달 중 출범시키기로 했다. 금융 당국과 은행권·학계 등이 참여하는 이 TF를 통해 은행의 수익 구조 개선, 사회 공헌 활성화, 성과급·퇴직금 등 보수 체계 정비 등을 논의하고 상반기 중에 제도 개선 방침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동통신 서비스 요금 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가입자들이 데이터 사용량에 맞는 이동통신 서비스 요금제에 가입해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상반기 중에 5G(5세대 이동통신) 중간요금제 추가 출시를 추진한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작년 8월 데이터 20~30GB대 구간을 제공하는 5G 중간요금제를 내놓긴 했지만, 현재 40~100GB 구간에 해당하는 요금제는 따로 없어 5G 서비스 가입자들이 어쩔 수 없이 더 비싼 요금제를 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과기정통부는 "현재 비어 있는 데이터 구간에 대한 요금제를 상반기에 추가 출시하도록 통신 3사와 협의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 요금 인상으로 부담이 커진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 앞서 도시가스, 지역 난방을 이용하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등 약 168만 가구에 난방비를 할인해준 데 이어 등유와 LPG를 이용하는 취약 계층에도 에너지 요금을 최대 59만2000원 지원한다. 또 에너지 절약을 위해 전기·가스 절감량에 따라 현금을 돌려주는 '에너지 캐시백'의 지급 조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에너지 비용의 근본적 절감을 위해 효율 개선 지원책도 마련했다. 단열 시공, 보일러 등 난방 설비 교체 지원 대상을 3000가구 늘렸고, 고시원 등 노후 주거 시설엔 효율 개선을 위한 컨설팅을 제공하기로 했다. 편의점 냉장고 문 달기 등 에너지 절감 사업을 늘리고, 에너지 다소비 건물 대상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보급도 확대한다. 기고자 : 김봉기 기자 김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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