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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특수 꺾이자… 이커머스 업체들 잇따라 상장 포기·연기

새벽배송 이커머스(온라인 상거래) 업체 오아시스가 지난 13일 전격적으로 상장 철회를 발표하면서 이커머스 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이 또다시 무산됐다. 올해 상장을 앞둔 컬리가 지난달 코스피 상장을 무기한으로 연기한다고 밝히면서 오아시스는 1호 이커머스 상장 기업으로 기대를 받았다. 오아시스는 새벽배송 이커머스 업계에선 보기 드물게 흑자를 내온 기업이다.

컬리와 오아시스의 상장이 미뤄지면서 올해 상장을 계획했던 11번가, SSG닷컴과 같은 다른 이커머스 업체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이커머스 업체가 코로나 때 누렸던 특수까지 사라진 탓에 올해도 이커머스 상장 기업이 등장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21년 뉴욕 증시에 상장한 쿠팡의 모기업은 미국 델라웨어주에 법인을 둔 미국 기업이다.

◇엔데믹, 이커머스 잔치는 끝났다?

오아시스는 지난 8일 상장을 위한 기자간담회를 연 지 닷새 만에 상장을 철회했다. 오아시스는 희망 공모가를 3만500~3만9500원으로 제시했지만, 수요 예측 결과 2만원 이하에 대다수 주문이 몰렸다. 예상 시가총액이 9700억~1조2500억원에서 6000억원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이커머스 1호 상장을 노린 컬리는 지난달 상장 연기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경제 악화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시장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한때 4조원 이상으로 평가받던 기업 가치가 1조원으로 떨어진 게 결정적 원인이었다.

코로나 기간 가파르게 오르던 이커머스 성장세는 지난해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코로나가 끝나가자 소비자들이 백화점이나 마트와 같은 오프라인 쇼핑으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유통업체의 온라인 매출 증감률은 2020년 18.4%, 2021년 15.7%, 2022년 9.5%로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오프라인 매출 성장률은 2020년 -3.6%에서 2021년 7.5%, 2022년 8.9%로 급반등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도 최근 국내 증시에 '따상(거래 첫날 공모가 대비 두 배로 시초가가 형성되는 것)'하는 공모 기업들이 있었다. 이커머스 업체의 상장이 줄줄이 연기된 데엔 이커머스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걷히면서 기대했던 만큼 몸값을 받을 수 없다는 게 한몫했다"라고 했다.

◇국내 첫 이커머스 상장 기업은 어디?

2021년 쿠팡이 뉴욕 증시에 상장하면서 다른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도 상장 기대감이 컸다. 코로나 비대면 혜택을 입었던 쿠팡은 주당 공모가 35달러로 입성했다가 상장 첫날 최고 69달러까지 올라갔다. 막대한 적자에 시달리던 쿠팡이 상장으로 대규모 투자금을 확보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작년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자 다른 이커머스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상장 준비에 나섰다. 컬리, 오아시스뿐만 아니라 SSG닷컴과 11번가도 각각 지난해와 올해 상장을 예고하며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는 SSG닷컴과 11번가 역시 연내 상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11번가는 2018년 5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5년 내 상장을 약속했는데 그 시한이 올 9월이다. 하지만 영업손실이 2020년 98억원, 2021년 693억원, 지난해 3분기까지 1062억원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서 기업가치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보며 상장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SSG닷컴은 지난해 상장을 목표로 했다가 연기했다. 향후 상장을 위해선 경쟁사인 네이버나 쿠팡에 비해 취약한 시장 점유율과 영향력을 강화하고 3조4000억원에 사들인 이베이 코리아와 시너지를 시장에 확신시켜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그래픽] 비상장 이커머스 기업들의 영업이익 기고자 : 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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