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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가맹택시 우대＂ 시정령… 카카오 ＂행정소송 검토＂

공정거래위원회는 14일 택시 호출앱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승객 호출 콜을 가맹 택시(카카오T블루)에 몰아주는 방식으로 비(非)가맹 택시를 차별했다면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57억원을 부과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승객에게 택시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반박 자료를 내고 "이번 결정에는 승차 거부를 줄여 승객들의 편의가 좋아진 결과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행정소송 제기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공정위 "가맹택시 늘리려 배차 알고리즘 조작"

이 사안은 지난 2020년 일부 택시 단체들이 "카카오모빌리티가 승객 호출을 가맹택시에 몰아주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신고하면서 촉발됐다. 여기에 지난해 초 서울시와 경기도가 "배차 성공률이 일반 택시보다 가맹택시가 높았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내놓고, 지난해 9월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모빌리티투명위원회가 "배차 알고리즘 조작이 아니라 목적지에 따라 승객 골라잡기를 하지 않은 택시에 상대적으로 배차가 더 유리하도록 짜였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고 발표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승객들이 수수료를 따로 내지 않는 '일반 호출' 서비스를 이용할 때 가맹 택시에 특혜를 줬다고 판단했다. 카카오T 이용자들은 승객이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는 '일반 호출'과 최대 3000원까지 수수료를 내는 '블루 호출' 서비스를 쓸 수 있다. 카카오T에 가맹하지 않은 택시는 일반 호출만, 가맹 택시인 카카오T블루는 일반과 블루 호출을 모두 받을 수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인공지능(AI) 배차 방식을 통해 수락률이 높은 가맹기사가 수락률이 낮은 비가맹기사보다 더 많은 배차를 받게 했다고 한다. 공정위는 AI를 이용한 수락률 기반의 택시 기사 추천이 공정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비가맹기사를 차별한 수단이라고 판단했다. 가맹기사에게는 1개 호출에 대해 1개의 콜만 배정되는데, 콜을 받은 후 별도로 거절하지 않으면 3~5초 내에 자동으로 배차된다. 가맹기사 수락률이 높은 이유다.

반면 비가맹기사에게는 1개 호출에 대해 여러 명의 기사가 콜을 받는다. 먼저 한 명이 콜을 수락하면 다른 기사들은 거절한 것으로 간주해 수락률이 낮아진다. 공정위는 이 같은 알고리즘이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에 콜을 몰아줬다고 결론을 내렸다.

또 콜 몰아주기 덕분에 가맹 기사의 월평균 운임 수입이 비가맹 기사의 최대 2.2배에 달했고 이것이 가맹 가입 유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카카오 "가맹택시 아닌 소비자 우대 결과"

카카오모빌리티는 공정위의 발표에 대해 "승객 편의를 외면한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또 '일반호출' 배차 시스템은 가맹·비가맹 택시 구분을 떠나 목적지에 따른 승객 골라잡기를 하지 않았다면 모두 같은 수준의 영업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배포 자료에서 "공정위는 '비가맹 택시가 가맹택시 대비 운임 수익이 낮다'고 했지만, 비가맹 택시 기사 한 명당 운행 완료 수는 하루 평균 5.7회에서 8.1회 수준으로 늘었다"며 "이처럼 카카오T 플랫폼을 무료로 이용 중인 비가맹 택시 기사들이 충분한 영업 기회를 받고 있는데, 공정위는 이 점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특히 AI 배차 알고리즘을 통해 소비자 편익이 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AI 배차 시스템 도입 이후 배차 성공률이 9%포인트 증가(2019년과 2020년 하반기 비교)했고, 승객이 배차까지 기다리는 시간도 평균 43% 단축했다"고 밝혔다. AI 배차 시스템이 택시 기사의 영업 효율뿐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득이 됐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카카오모빌리티가 논란을 빚고 있는 비가맹택시 호출 서비스를 중단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로 카카오 내부에서 이를 여러 대안 중 하나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체 택시 26만대 중 비가맹 택시가 22만대로 압도적인 상황에서 카카오가 비가맹택시 호출은 중단하면 소비자들이 상당한 혼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그래픽] 카카오T '콜 몰아주기' 논란 일지

[그래픽] 국내 주요 택시호출 앱 월 사용자 수

[그래픽] 카카오T의 택시 호출 서비스 시장 점유율 기고자 : 김봉기 기자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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