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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젊음을 얻기 위해 매년 200만달러(약 25억원)를 사용하며 의료진의 감독하에 소식(小食), 고강도 운동, 규칙적 수면을 지키고 여러 보충제를 복용하는 45세 미국 사업가 브라이언 존슨에 대한 뉴스가 관심을 끌었다. 그는 사업을 해서 큰 경제적 성공을 거뒀지만 심한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를 받으며 회사를 매각한 후 건강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렇게 2년간의 노력 끝에 생물학적 노화 정도를 5.1년 개선시키는 데 성공했고, 노화의 진행 속도 역시 24% 느리게 만들 수 있음을 과시했다. 부유한 사업가가 막대한 비용을 건강에 쏟아붓는 이 모습은 빈부 격차가 노화와 건강의 세계에서 더욱 큰 불평등을 만들지도 모른다는 사람들의 우려를 일으켰다.

하지만, 이 사업가가 얻은 노화 역전의 효과는 아주 적은 돈과 약간의 생활 습관 교정으로 대부분 얻을 수 있다. 브라이언 존슨은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소위 '가속 노화 현상'을 경험하고 있었다. 가공식품으로 얼룩진 식사, 부족한 신체 활동과 수면 부족은 사람의 노화 시계에서 가속페달을 밟는 격이다. 반대로 단순당과 정제곡물, 붉은 고기를 멀리하는 식사와 충분한 신체 활동, 몸과 마음을 충분히 회복시켜주는 수면, 이완 명상을 조합한 한 연구는 불과 8주간의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 분자생물학적으로 측정한 노화 나이를 대조군에 비해 3.2년이나 감소시킬 수 있음을 보여줬다.

가장 큰 효과를 보이는 핵심 요소는 늘 자연스러운 식사. 소식에 참여한 그룹의 생물학적 노화 속도가 대조군에 비해 29% 느려진다. 이쯤 되면 브라이언 존슨이 얻은 효과 역시 그의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대부분 이뤄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가공식품, 단순당, 정제곡물, 치즈와 붉은 고기를 줄이고 통곡물과 콩,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식단이나 소식하는 습관에는 거의 돈이 들지 않는다. '가속 노화'를 고치는 데에는 돈이 들지 않는 것이다.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는 25억원이라는 숫자와 화려한 요법들의 이면에 숨어있는 느린 노화의 해답은 이미 우리 삶 속에 숨겨져 있다. 기고자 :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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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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