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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때 한파 속 길 잃은 80대 전화 연결됐지만 질문에 답못해
車소음 대신 인파 소리 들은 경찰 전철역·빌딩 수색, 80분만에 발견

치매 노인과 한 짧은 통화에서 포착한 소음으로 위치를 추리해 추위에 떨던 노인을 신속하게 찾아낸 경찰관 얘기가 14일 화제가 되고 있다. 통화에서 치매 노인은 자신이 어디 있는지 전혀 대답을 못 했지만, 경찰관들은 인파의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고 수색 범위를 '전철역과 인근 빌딩'으로 좁혔다고 한다. 그 결과 실종 신고 1시간 20여 분 만에 치매 노인을 찾았다는 것이다.

한파가 불어닥친 지난달 23일 오후 6시 40분쯤 서울 관악경찰서 낙성대지구대는 치매 노인 A(82)씨 가족에게서 "오후 5시 35분쯤 외출한 A씨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낙성대 인근의 경찰 지구대와 파출소가 일제히 수색에 나섰다.

남현파출소 순찰 1팀 소속인 정윤정(28) 순경 등 경찰관 4명은 순찰하며 A씨 가족이 번호를 전달한 A씨 휴대전화로 계속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A씨가 전화를 받았으나 치매를 앓고 있던 A씨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근처에 무슨 건물이 있는지 등을 묻는 말에 전혀 답하지 못했다.

이때 정 순경 등은 야외라면 들렸어야 할 차량 소음 대신 대형 카페나 마트 등에서 들릴 법한 인파의 웅성거리는 소리를 전화기 너머로 들었다고 한다. 이들은 A씨가 넓은 공간에 사람들과 섞여 있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A씨의 휴대전화 위치 정보 등을 종합해 지하철 사당역과 인근 대형 건물들로 수색 범위를 좁혔다고 한다. 이들은 오후 8시쯤 마침내 사당역 인근 빌딩 입구 앞에서 외투를 입지 않은 채 걷고 있던 A씨를 찾아냈다. 당시 서울의 기온은 영하 7도에 육박했고 A씨의 얼굴과 손은 빨갛게 얼어붙어 있었다.

남현파출소로 달려온 A씨의 아들과 손자는 경찰관들에게 연신 감사 인사를 했다.

정 순경은 "나에게도 치매에 걸리신 친할머니가 길을 잃었다가 경찰 도움으로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셨던 경험이 있다"고 했다. 박대웅 남현파출소장은 "환경에 어울리지 않는 옷차림에 목적 없이 걷는 노인을 보면 신고해 달라"고 했다. 기고자 : 김예랑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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