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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여행사·항공사 등 손님 몰리는데 사람 안뽑아
직원 ＂인력없어 아파도 출근＂

지난달 14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 팝콘 매점엔 손님 100여 명이 늘어서면서 줄이 50m가량 길게 생겨나 있었다. 팝콘을 주문하고 받는 데만 약 30분이 걸렸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보러 왔다는 대학생 양모(24)씨는 "줄이 너무 길어 팝콘을 포기하고 편의점에서 콜라 하나만 사왔다"며 "여유롭게 팝콘 사서 영화 보려면 1시간 전에는 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영화관에는 상영관이 8개 있었는데 매점에는 일하는 직원이 단 2명 있었다.

4년 만에 코로나 우려를 대부분 떨쳐내고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한층 더 본격화하면서, 코로나 사태 동안 손님이 끊기다시피 했던 영화관·여행사·항공사 등에 다시 소비자들이 찾아오고 있다. 하지만 곳곳에서 "직원이 너무 없어 서비스가 엉망"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영화관 프랜차이즈 CGV는 2019년 말 기준 전체 직원(정직원과 아르바이트 등 임시직)이 7068명이었으나 지난해 9월 기준 직원 수는 4081명에 그치고 있다. 아르바이트생 채용도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서 전국 곳곳의 팝콘 판매점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기 일쑤다.

여행사, 항공사는 고객 응대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많다. 직장인 김모(27)씨는 지난달 여행사에 항공권 목적지를 일본 나리타에서 하네다로 바꾸러 전화 9통을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김씨는 "온라인 문의는 답장을 줄까 싶어 여행사 홈페이지에 문의를 남기니 다음 날 밤에야 답장이 왔다"고 말했다. 부산에 사는 대학생 윤모(26)씨는 지난해 12월 일본 후쿠오카로 여행을 가려다 출발 날짜 며칠 전에 급하게 일정을 변경하게 됐는데, 3시간 동안 한 항공사 고객센터에 전화한 끝에 겨우 연결이 돼 너무 답답했다고 말했다.

직원들도 할 말이 많은 상황이다. 업무는 늘어나는데 회사가 사람을 늘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극장·여행사·항공사 등은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매출이나 이익이 회복되지 않아, 마냥 직원들을 늘리기가 힘들다"고 한다. 서울 강남구의 한 영화관에서 1년간 일하고 있는 정모(21)씨는 "직원 3명이서 입장·퇴장·매점을 모두 담당하고 있다"며 "퇴장 업무에는 100명 이상 수용하는 대형관을 혼자 다 청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여행사 직원 조모(42)씨도 일은 늘었는데 직원은 없어 죽을 맛이라고 한다. 조씨는 "직원은 코로나 이전의 절반도 안 되는데 백신접종증명서·음성확인서 등 코로나 관련 행정 업무는 더 많아졌다"며 "국가별·연령별·접종여부별 챙겨야 할 게 전부 달라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저가 항공사 승무원 방모(26)씨는 "항공편마다 최소 탑승 인원만 겨우 맞추고 있다"며 "몸살이 나도 연차를 못 쓰고 있다"고 했다. 기고자 : 박진성 기자 조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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