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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소비자물가지수 예상치 0.2%p 상회

미국의 지난 1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6.4% 상승했다고 14일(현지 시각) 미국 노동통계국이 발표했다. 상승률이 전달(6.5%)보다는 낮아지면서 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시장의 전망치(6.2%)보다는 높아졌다. 전월 대비로는 0.5% 올라 작년 12월(0.1%)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미 경제 전문 매체 마켓워치는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플레이션은 해소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빨리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불안감 해소 못 한 1월 美 소비자물가

미국의 1월 물가상승률은 전달보다 낮아지긴 했지만 인플레이션 둔화를 기대했던 시장의 전망에 부합하지 않았다. 미국 물가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작년 6월 9.1%를 기록해 41년 만의 최고치를 찍은 뒤 작년 12월에 6.5%로 13개월 만에 다시 6%대로 떨어졌고, 지난달 0.1%포인트 더 하락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 물가상승률(전년 동기 대비) 역시 전달(5.7%)보다 소폭 낮은 5.6%였지만, 전월 대비로는 0.4%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물가상승률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보다는 전월 대비 추이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오건영 신한은행 WM사업부 팀장은 "작년에 물가가 이미 많이 올랐기 때문에 기준점이 높아진 상태에서 작년 대비 증가폭이 더 커지는 게 쉽지 않기 때문(기저 효과)"이라고 설명했다. 전월 대비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에 0.5%로 3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작년 10월(0.5%)과 11월(0.2%), 12월(0.1%) 등 3개월 연속으로 줄어들던 상승폭이 되레 커진 것이다.

다만 미국 노동통계국이 이번 달부터 소비자 물가 지수를 구성하는 항목의 가중치를 조정해 인플레이션 추이를 몇 달 정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물가 가중치를 따질 때 에너지(7.9→6.9%)·중고차(3.6→2.7%) 비율은 낮췄고, 주거비(32.9→34.4%) 비율은 올린 것이다. 이번 조정으로 작년 12월의 전월 대비 상승률도 기존 0.1% 하락에서 0.1% 상승으로 최근 수정됐다.

◇'조기 피벗' 기대감 약해져

1월 소비자 물가 지수 과잉 해석을 자제하란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미국 소비자들도 1년 뒤 인플레이션을 5% 수준으로 내다본다는 설문 결과도 나왔다. 인플레이션이 고개를 숙이고는 있지만, 5% 수준의 물가상승률이 장기화될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13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은 1월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5%로, 전달에 이어 지난 2021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유지했다"고 했다. 미국 연준의 목표치(연 2%)와는 여전히 거리가 먼 수치로, 연준이 언제든 금리 인상 속도를 다시 높일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해석이다. 소비자 설문조사는 뉴욕 연은이 온라인으로 매달 약 1300가구를 조사하는 것으로, 대표적인 소비자 심리 지표 중 하나다.

이 같은 분위기 속 연준의 '피벗(pivot ·통화정책 방향 전환)' 전망은 시기상조란 말이 나온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최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시장에서 현재 예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금리 인상 없이 2%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격동의 시기(turbulent period)'로 접어들고 있다"고 했다. 노동시장 과열이나 임대료, 중고차 가격 상승 등도 꿈틀대는 미국 물가를 다시 부채질할 요소로 꼽힌다.

미국 물가를 확실히 잡으려면 금리를 계속 인상시켜 유지하자는 강경 발언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아직 물가 목표 달성을 하려면 멀었다"며 "인플레이션을 목표치(2%)까지 끌어내리기 위해선 통화 정책을 더 긴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1월 소비자 물가 지수는 앞으로 나올 2월 소비자 물가 지수와 2월 고용 보고서 등의 성적표와 함께 오는 3월 연준의 기준 금리 추가 인상 논의 테이블에서 주요한 자료로 쓰일 예정이다.

[그래픽]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고자 : 김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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