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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꾸준히 인기이고 내용은 더 강력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참여자들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도 상당하다. '멘털 흔들리면 지는 거야. 멘털 챙겨' 등 마음을 꽉 잡으라는 동료들의 안타까운 외침을 방송에서 듣는다. 시청자의 멘털도 같이 쫄깃해지며 응원하게 된다. 그런데 '멘털 챙기기'는 어떻게 하면 효과적일까.

멘털 챙기기는 당연히 서바이벌 게임만의 이슈는 아니다. 피곤하지만 우리의 삶이 서바이벌 게임을 닮았고 이것이 인기 요소 중 하나라 생각한다. 내 삶이 프로그램에 투영되어 몰입하게 된다. 개인은 물론 기업 차원에서도 멘털 챙기기에 관심이 큰 상황이다. 실제 삶의 심리적 압박이 크게 심해졌기 때문이다. 급여, 조직 문화, 업무 역량, 신체적 건강 등 여러 요인 중 정신 건강을 가장 중요한 삶의 요인으로 생각한다는 통계도 있다.

그런데 앞의 요인들은 서로 독립적인 요인은 아니다. 서로 연관되어 있다. 조직 문화가 불편한데 구성원의 정신 건강이 편하기는 어렵다. 업무 역량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역할에 익숙지 않으면 멘털이 흔들리는 것이 당연하다. 정신 건강, 즉 멘털 챙기기가 행복과 퍼포먼스에 중요함은 인지했는데 쉽지 않다는 고민을 많이 접하고 멘털 챙기기 관련 새로운 조언도 쏟아지고 있다.

원조 격인 마음 챙기기 원리를 하나 소개하자면,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으며 바로 그곳에 당신의 힘과 자유가 있다'는, 죽음의 공포가 가득했던 나치 수용소에서 생존한 유대인 정신과 의사의 말이다. 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신체적으로는 가장 약해 보인 참가자가 경쟁자들과 무거운 짐을 들고 버티는 임무에서 살아남는 것을 보았는데, 인상 깊었던 장면이 중간에 눈을 감는 것이었다. 주변 경쟁자를 보니 멘털이 더 흔들리는 것이 느껴져 이것은 '나와 벌이는 싸움'이라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고 한다. 주변의 많은 경쟁자를 보았을 때 찾아오는 불안·공포의 반응을 눈을 감아 자극을 차단해 마음에 공간을 만든 것이다. 멘털을 챙긴 것이다.

추운 겨울은 쉽지 않은 계절이다. 우리 마음의 공간을 비좁게 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우울이 심해졌다는 호소를 많이 접했다. 이제 봄이 찾아오고 있다. 추위에 못 했던 산책을 다시 시작하니 불안, 우울이 호전되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마음 공간이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인생의 고민이란 자극이 그 공간에 완충되면 불안 같은 부정적 반응이 줄어들게 된다.

생존하려면 실력을 키워야 한다. 멘털 챙기기 연습만 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그러나 멘털이 흔들리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추위에 움츠러들었던 멘털 챙기기 활동을 다시 시작해보자. 기고자 :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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