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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판 있는데 700만원들여 설치… 운전자 민원 쏟아지자 떼어내

전국 고속도로 터널 입구엔 눈비가 많이 오거나 안개가 심하게 끼면 '결빙 조심' '안개 주의' 같은 경고성 문구를 띄우는 전광판이 있다. 그런데 한국도로공사는 2020년 7~8월부터 터널 입구 옆에 LED(발광다이오드) 조명등<사진>을 또 달고 '졸음NO! 과속NO!' 같은 캠페인 문구나 도로공사 콜센터 전화번호를 비추기 시작했다. 조명 비용은 한 대당 700만원 정도다.

그러자 운전자들 민원이 쏟아졌다고 한다. 전광판 글씨 옆에 알록달록한 조명 글씨까지 동시에 뜨자 "정신 사납다" "글자가 눈에 안 들어온다"는 항의였다.

도로공사 감찰팀이 작년 말 이 문제를 감사해 "터널 입구에 이미 교통 정보 표출을 위한 전광판이 설치돼 있는데도, 본부가 이를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비슷한 기능을 지닌 LED 조명을 중복 설치했다"는 결론을 냈다. 도로공사는 대전·충남 지역에서만 중복 설치된 조명 6개를 찾아냈고, 최근 이를 모두 떼어냈다고 한다.

다른 전국 터널 곳곳에도 이런 조명이 중복 설치됐을 가능성이 높지만, 도로공사 관계자들은 "다른 지역에 몇 개가 더 설치돼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터널 앞에 주의하라고 알리는 전광판이 있는데 이를 감안하지 않고 고가(高價) 조명을 추가 설치해 운전자에게 혼란만 주고 관련 예산까지 모두 날린 셈이다. 기고자 : 조백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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