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촛불행동' 낯뜨거운 이벤트… 네티즌들 ＂도를 넘었다＂

탁자 위에 인형 세 개가 놓여있다. 인형에는 각각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한동훈 법무부 장관 얼굴 사진이 큼지막이 붙어 있다. 한 남성이 장난감 활을 쏴 한 장관 얼굴을 맞히자, 인형은 픽 하고 뒤로 쓰러졌다. 어린 학생들도 참여시켰고, 어떤 사람은 신발을 벗어 인형을 때려 쓰러뜨리기도 했다. '촛불행동'이란 단체가 지난 11일 서울 중구 태평로 일대에서 개최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26차 촛불 대행진'에서 나온 풍경이다.

촛불행동은 이날 집회에 2000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촛불행동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인 작년 4월 출범했다. 조국 백서 저자 김민웅씨가 상임 대표를 맡았고, 작년 8월부터 매주 토요일 촛불 집회를 열고 있다. 11일 집회에선 중앙 무대 인근 행사장 한편에 '활쏘기 이벤트'라는 코너가 등장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 한 장관 얼굴에 화살을 쏘라는 것이었다. 참가자들이 활을 쏘는 사진을 촛불행동 측은 집회 종료 후 공식 페이스북에 스스로 공개했다. 일부 참가자도 활쏘기 행사를 '퍼포먼스'라고 부르며 개인 블로그 등에 영상을 올렸다.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법은 죽었다' 같은 팻말을 들고 "윤석열은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집회를 통제하는 경찰 방어벽에 '경고장―윤석열의 사병 노릇 그만하라!'고 적은 노란색 스티커를 붙이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무대에 올라 "검찰총장 출신이 대통령이 돼서 검찰권을 대한민국 전역에 남용하고 있다"며 "검사들이 너무너무 설쳐 댄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선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진 않지만 이건 좀 너무하다" "북한군이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사진을 표적지로 세워놓고 실사격 연습한 장면이 떠오른다" "이전 탄핵 집회 때 등장한 박근혜 참수 인형과 비슷한 느낌" 같은 댓글이 올라왔다. 촛불행동 페이스북에도 "어린아이들에게 국민의 투표로 선출된 대통령 얼굴을 맞히라는 인간은 제정신인가" 등의 글이 올랐다. 기고자 : 최혜승 기자
본문자수 : 1023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