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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NFL 수퍼볼… 필라델피아의 허츠 vs 캔자스시티의 머홈스

NFL(미 프로풋볼) 챔피언결정전인 수퍼볼을 사흘 앞둔 9일(현지 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다운타운은 밤 10시가 넘었어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거리마다 음악 소리가 넘쳐났고, 길거리 공연을 하는 밴드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수퍼볼을 놓고 싸울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필라델피아 이글스를 응원하러 온 팬뿐 아니라 다른 여러 팀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로 술집들이 가득 찼다.

피닉스 컨벤션 센터에선 사전 행사 격인 '수퍼볼 익스피리언스(Super Bowl Experience)'가 열리고 있다. 우승팀이 들어 올릴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 실물을 전시하고 있었다. 팬들은 풋볼 기술이나 훈련, 모의 경기를 체험하는 모습이었다. NFL 스타들도 행사에 참여해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팝스타 리애나가 수퍼볼 하프타임에 공연할 예정이다.

수퍼볼은 미국 최대 스포츠 경기다. 작년엔 세계에서 약 9900만명이 시청했다. 필라델피아에서 왔다는 앤드루 홉킨스(35)씨는 "수퍼볼은 세대와 성별, 인종을 뛰어넘어 모든 이를 하나로 묶는 힘이 있다"며 "우리에게 수퍼볼은 부활절,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와 같은 명절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수퍼볼이 열리는 글렌데일의 스테이트 팜 경기장 6만3000여 석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재판매 가격은 최소 3100달러(약 397만원)다. 평균 가격은 8760달러(약 1106만원)다. 미 폭스뉴스에 따르면 올해 수퍼볼 TV 광고는 대부분 30초당 600만달러(약 75억7800만원)가 넘는 금액에 팔렸고, 일부 30초짜리 광고는 700만달러(약 88억4000만원)를 넘겨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전국 각지에서 풋볼 팬들이 모이는 만큼 숙박비도 크게 올랐다. 수퍼볼 전날인 11일 기준 피닉스와 인근 지역의 4성급 호텔 1박 요금이 최소 100만원에서 최고 500만원에 이른다. 1박에 80달러(약 10만원) 미만인 저렴한 숙박비로 유명한 한 프랜차이즈 모텔 숙박비도 8배 이상 뛰었다.

57회를 맞는 이번 수퍼볼은 NFL 역사상 최초로 두 팀 주전 쿼터백이 모두 흑인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쿼터백 순위 1·2위에 오른 패트릭 머홈스(28·캔자스시티)와 제일런 허츠(25·필라델피아)가 주인공이다.

머홈스는 톰 브래디(은퇴) 이후 최고 쿼터백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2020년 캔자스시티에 우승을 안기면서 사상 최연소(24세 138일)이자 흑인 쿼터백으로는 두 번째로 MVP(최우수 선수)에 올랐다. 이번이 세 번째 수퍼볼이다. 허츠는 수퍼볼에 데뷔한다. 정규 시즌 때 정교한 패싱 능력을 뽐내며 수퍼볼 진출의 주역이 됐다.

필라델피아의 센터 제이슨 켈시(36)와 캔자스시티의 타이트엔드 트래비스 켈시(34) 형제의 맞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수퍼볼에서 형제 맞대결은 사상 최초다. 형제 모두 각 포지션에서 NFL 올프로(올스타)에 뽑힐 정도로 실력과 인기가 출중하다.

같은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풋볼을 했던 이들은 가장 높은 무대에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치게 됐다. 두 선수 모두 각 팀 공격진에 속해 있어 직접 몸을 부딪칠 일은 없을 전망이다. 둘은 최근 함께 출연한 팟캐스트에서 승부욕을 감추지 않았다. 동생 트래비스가 "형을 모르는 사람처럼 대할 것이다. 나를 쳐다보지도 말고 악수하려고 하지도 마라. 우린 그냥 적이다"라며 도발하자 형 제이슨은 "난 네 전략을 모두 안다. 완전히 망가뜨려줄게"라고 맞받아쳤다.

수퍼볼, ‘황금 알을 낳는 거위’

―시청자 수: 약 9900만명(2022년)

―30초 광고비: 650만달러(약 82억원·2022년)

―지역 경제 기여 효과: 최대 10억달러 (약 1조2600억원·올해 대회 추산치)

기고자 : 피닉스(애리조나)=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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