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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의혹' 2차 조사… 이재명, 또 묵비권 행사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의 피의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2차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28일 1차 조사에 이어 13일 만이다.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으로 지난달 10일 성남지청에 출석한 것까지 포함해 세 번째 검찰 소환 조사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해 3차 조사 없이 대장동, 성남FC 사건 등을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20분쯤 중앙지검에 도착했다. 이 대표는 입장문을 읽으며 "사실 많이 억울하고 힘들고 괴롭다"면서 "포토라인 플래시가 작렬하는 공개 소환은 '회술레'(죄인의 목을 베기 전에 얼굴에 회칠을 한 뒤 사람들 앞에 내돌리던 일) 같은 수치"라고 했다. 이 대표는 비공개 출석을 할 수 있었지만 이를 검찰에 요청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취재진이 '대장동 사업은 본인의 승인 없이 불가능했던 것 아니냐'고 묻자, 이 대표는 "제가 하는 모든 진술은 검찰의 조작과 창작의 재료가 될 것으로, (검찰) 질문에 대해서는 진술서의 진술로 대신하겠다"고 했다. 1차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사실상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출석 후 2시간쯤 위례신도시 관련 조사를 받았다. 그는 과거 성남시장으로 위례신도시 개발 관련 성남시 기밀을 대장동 일당인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 등에게 미리 알려주고 민간 사업자로 선정해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곰탕으로 점심을 먹은 뒤 대장동 관련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사업 지분 7%에 불과한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 등에 7886억원을 몰아주고 성남도개공에는 1822억원만 배당했다는 혐의에 대한 것이다. 이 대표는 또 대장동 수익 중 428억원을 김만배씨에게 약속받았다는 내용을 측근 정진상(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씨를 통해 보고받고 이를 승인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저녁 식사 후 조사를 받다가 오후 9시가 되자 심야 조사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은 200장짜리 질문지를 준비했지만 이 대표는 "1차 조사 때 제출한 진술서로 갈음한다"는 식으로 진술하며 추가 진술서도 내지 않았다고 한다. 이 대표는 조사 과정에서 "물은 걸 왜 또 묻느냐"고 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 대표는 오후 10시 36분쯤 조사를 마치고 나가며 "오늘 조사에서 새로 제시된 증거도 없고 대장동 관련자들의 번복된 진술 말고는 아무런 근거를 찾을 수가 없었다"며 "매우 부당한 처사"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대장동·위례신도시, 성남FC 이외에도 여러 사건으로 수사 대상이 돼 있다. 중앙지검은 이 대표를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의 피의자로 수사 중이다.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사업을 진행한 민간 업자가 이 대표의 과거 성남시장 선대본부장 출신을 영입하자 성남시가 부지 용도를 4단계 상향하는 등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있다.

쌍방울그룹이 '이재명 경기도'의 대북 사업을 위해 2019년 최소 800만달러를 국외로 밀반출해 북한 측에 건넸다는 의혹도 수원지검이 수사 중이다. 이 대표가 과거 선거법 위반 재판을 받을 때 쌍방울이 변호사 비용을 대신 내줬다는 의혹도 있다. 이 대표의 측근인 김용(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씨도 2021년 이 대표의 대선 경선 자금 명목으로 대장동 일당에게 8억4700만원의 불법 정치 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 대표 머릿속에는 오로지 검찰에 탄압받는 사람으로 보이기 위한 피해자 코스프레뿐"이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당초 없던 일을 어떤 식으로건 죄로 만들어보려는 검찰의 억지스러운 횡포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 이재명 민주당 대표 주요 범죄 혐의·의혹 기고자 : 표태준 기자 양승수 기자 오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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