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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보다 금리 낮아지고 환율 내려
공공자금 중심으로 차익실현 나서

올 들어 채권 금리 하락과 원화 강세 등의 여파로 지난달 외국인의 채권 순유출액이 6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외국인 채권 투자 자금은 52억9000만달러(약 6조5168억원) 순유출됐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후 최대치다. 외국인이 한국 채권을 사들인 것보다 팔고 나간 금액이 훨씬 많았다는 뜻이다. 한은은 "외국 중앙은행, 국부펀드, 국제기구 등이 투자한 공공자금을 중심으로 순유출 규모가 확대됐다"고 전했다.

외국인이 한국 채권을 대규모로 팔아 치운 것은 금리와 환율 영향이 컸다고 한은은 밝혔다.

지난 1월엔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 가격이 상승(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임)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갖고 있던 채권을 팔아서 차익을 실현할 기회가 됐다는 것이다.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1월 초 연 3.78%에서 1월 말 3.32%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크게 하락(원화 가치 상승)한 것도 외국인 입장에선 채권을 팔고 나가기 유리한 환경이 됐다. 원화 가치가 오르면 채권을 판 돈을 환전할 때 더 많은 달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초 1262.6원이었던 1달러당 원화 환율은 1월 말에 1231.9원으로 내려갔었다.

지난해부터 한국과 미국의 금리가 역전되고 그 차이가 점점 커져 한국 채권에 투자할 매력도가 떨어진 것도 외국인들이 채권을 팔고 나가게 만든 원인으로 지목된다.

시중은행 채권 트레이딩룸 관계자는 "한국 채권 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진 가운데 1월에 원화 가치까지 올라가면서(달러 대비 원화 환율 하락) 외국인들이 채권에 투자하기에 불리한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했다.

반면 외국인의 주식 투자 자금은 유입됐다.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 자금은 49억5000만달러(약 6조979억원) 순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금리 인상 속도 완화 분위기와 중국 경기 회복 기대감 등으로 투자 심리가 개선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기고자 : 김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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