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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대표팀 차출에 한·미·일 구단 속앓이

MLB(미 프로야구) 뉴욕 메츠의 벅 쇼월터 감독은 요즈음 표정 관리 중이다. 3월 8일부터 열리는 '야구 월드컵'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대표팀 선수를 가장 많이 보내는 프로 구단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만큼 경쟁력 있는 선수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지만, 한편으론 이들이 대회를 뛰다가 부상을 입을까 봐 걱정이다.

◇우승 독기 품은 구단들, WBC에서 '세력 과시'

2022년 시즌을 앞두고 메츠 지휘봉을 잡은 쇼월터 감독은 작년 시즌 정규리그에서 101승(61패)을 거두고도 지구 우승을 놓쳤다.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1승2패로 무릎을 꿇어 빈손으로 '가을 야구'를 일찍 마감했다.

1986년 이후 월드시리즈 우승이 없는 메츠 구단과 1992년부터 감독직을 맡은 이래 우승 반지가 없는 쇼월터 감독은 합심하고 스토브 리그에서 지갑을 활짝 열었다. 우승 독기를 품고 최고의 선수들 을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부었다. 팀 내에선 리그 최강 마무리투수로 꼽히는 에드윈 디아스를 5년 1억200만달러(약 1286억원), 지난 시즌 MLB 타율 1위(0.326)인 제프 맥닐을 4년 5000만달러에 잡았다. 그리고 올스타 출신 좌완 투수 호세 퀸타나(2년 2600만달러)와 포수 오마 나바에스(1년 800만달러)도 데려왔다. 메츠 선수단의 2023시즌 연봉 총액은 약 3억3600만달러(약 4236억원)로 추정돼 메이저리그 역대 연봉 최고액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메츠에선 마이너리거 캐머런 옵과 클라디오 스코티 등까지 포함해 무려 12명이 각 대표팀에 발탁됐다.

국내 프로야구 LG도 비슷한 야망을 가졌다. LG는 지난해 구단 사상 한 시즌 최다승(87승)을 챙기며 정규 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그러나 키움에 1승3패로 무너졌다. 최상으로 평가받는 전력에 더해 '우승 청부사' 염경엽 감독까지 최근 선임하는 등 29년 묵은 우승 한(恨)을 풀고자 한다. LG는 이번 WBC 한국대표팀에 6명을 보낸다. 주장 완장을 찬 김현수를 포함해 작년 유격수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오지환, '구원왕' 고우석, '홀드왕' 정우영 등 팀 정예 멤버들이 나선다.

지난 시즌 오릭스 버펄로스에 패해 재팬시리즈 진출이 좌절된 NPB(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도 최다인 7명이 차출됐다. 쿠바 국적인 유리스벨 그라시알과 알프레도 데스파이네는 자유계약선수라 거취가 바뀔 수도 있지만, 이들을 빼도 5명이다. 소프트뱅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곤도 겐스케(7년 50억엔·약 480억원)와 2019년 MLB 아메리칸리그 구원왕 출신인 로베르토 오수나를 공격적으로 영입했다.

◇"다치면 어쩌지"… 감출 수 없는 불안한 눈빛

하지만 이들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이 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 상당 기간 동안 자리를 비워야 하기 때문이다. 정규 시즌을 앞두고 팀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시간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최악의 상황은 주축 선수들이 WBC에서 부상에 신음하는 것이다.

쇼월터 감독은 이에 대해 "선수들이 각국 대표팀에 선발된 것이 기쁘고 자랑스럽다"면서도 "선수들이 (WBC에서) 복귀한 뒤 뒤처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WBC가 야구의 세계적 인기를 높이는 것은 맞는다. 그래도 난 메츠 감독으로서 이런 이기적인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LG 관계자도 "뿌듯하면서도 불안한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래픽] WBC 대표 최다 배출 한미일 구단 기고자 : 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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