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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쓰레기 처리시설 '맑은누리파크' 가동 중단, 안동·상주·예천 등 비상

9일 경북 안동시 풍천면 생활 쓰레기 처리 시설 '맑은누리파크' 주변에선 매캐한 냄새가 진동했다. 안동 등 경북 북부권 10시군의 생활 쓰레기를 모아 소각하는 이곳에 지난 3일 불이 나 건물 곳곳이 타버렸다. 현장에서 만난 경북도 관계자는 "복구 시점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화재로 '맑은누리파크' 가동이 중단되면서 이곳에서 생활 쓰레기를 소각하는 10시군은 발생 쓰레기를 일반 매립장에 임시로 쌓아두거나 민간 소각 업체를 긴급 수배하는 등 '쓰레기 대란'에 직면했다.

맑은누리파크 화재는 지난 3일 발생해 연면적 1만2000여㎡ 규모의 자원 회수 시설동 중 2288㎡ 면적을 태웠다. 경찰 관계자는 "쌓인 폐기물 더미가 부패하면서 발생하는 가스와 열에 발화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재산 피해액은 19억원에 달한다. 또 쓰레기를 운반하는 크레인 장비와 반입된 쓰레기를 쌓아두는 저장고 등이 불에 타 소각장 가동이 중단됐다. 경북도 관계자는 "쓰레기를 투입하는 기계와 저장소 등이 타버려 소각장을 완전 복구해 생활 쓰레기를 정상 처리하려면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맑은누리파크'에서 생활 쓰레기를 처리하는 곳은 안동시를 비롯, 영주, 상주, 예천, 봉화, 의성, 문경, 군위, 청송, 영양 등이다. 안동 93톤(t)을 비롯, 영주 60톤, 상주 30톤, 예천 25톤 등 이 10곳 지자체는 하루 총 200~300톤의 생활 쓰레기를 배출하고 있다. 이 쓰레기는 대부분 맑은누리파크에서 소각된다.

하지만 소각장 가동이 멈춰지자 이 10시군 생활 쓰레기의 맑은누리파크 반입도 중단됐다. 맑은누리파크 측은 "반입된 쓰레기를 보관하는 저장고가 다 타버려 각 시군의 생활 쓰레기를 전혀 받을 수 없게 됐다"며 "저장 공간이라도 있으면 10곳의 생활 쓰레기를 며칠간만이라도 받아 줄 수 있을 텐데 그럴 상황도 못 된다"고 말했다.

생활 쓰레기를 이 소각장으로 보내지 못하게 된 지자체 10곳은 쓰레기 임시 보관 장소를 긴급히 마련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안동시 관계자는 "당장 소각 처리할 수 없는 생활 쓰레기를 급한 대로 시내 일반 쓰레기 매립장에 보관하고 있다"며 "이 또한 임시방편이라 계속 보관할 수는 없고 소각 처리를 위탁할 민간 업체를 찾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시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예천군 관계자는 "4일 이후 수거되는 생활 쓰레기는 지역 내 일반 쓰레기 매립장으로 보내고 있다"며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배출량이 적은 우리 군은 구미시 쪽 민간 업체에 생활 쓰레기 소각을 맡기기로 하고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안동, 영주 등 생활 쓰레기 하루 발생량이 많은 지자체는 입찰로 민간 소각 업체를 결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이 지자체들은 입찰에 최소 15일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일반 매립장 여유 분량이 10일분 정도인데 생활 쓰레기 민간 업체 선정이 늦어질 경우 수거를 못 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민간 업체에 위탁해 쓰레기를 소각해야 하는 이 지자체들이 추가적으로 안게 될 '예산 부담'도 문제다. 맑은누리파크 쓰레기 처리 비용은 1톤당 10만원대로 책정되지만 민간 위탁 업체는 평균 1톤당 20만원대로 2배가량 높기 때문이다. 또 거리가 먼 지역의 민간 업체에 맡길 경우 운반비가 많아져 처리 비용 부담이 더 커진다. 영주시 관계자는 "2~3배 이상 웃돈을 주고 생활 쓰레기를 처리해야 하는 셈"이라고 했다.

안동시는 생활 쓰레기를 올해 말까지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예산 101억원을 추가로 편성할 계획이다. 상주시와 예천군도 각각 5억원과 7억원을 추가 편성할 방침이다. 맑은누리파크 복구가 1년 이상 걸릴 경우 이 10곳이 부담해야 할 예산액은 2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경북도 관계자는 "맑은누리파크 시설이 얼마나 빨리 완전 복구되느냐가 관건"이라면서 "복구 자재와 보수 업체를 확보해 복구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겠다"고 말했다. 기고자 : 이승규 기자 권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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