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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한동안 기준금리를 높게 유지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파월의 발언을 "우려했던 만큼 긴축적이지는 않았다"고 받아들이면서 뉴욕 증시는 오히려 상승했다. 최근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와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끌어올릴지 모른다는 공포가 번졌는데, 파월이 긴축을 강화할 계획까지는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파월은 7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서 열린 이코노믹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지난달 고용은 내가 아는 그 누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했다"라며 "우리의 (인플레이션 억제) 작업에 왜 긴 시간이 투입돼야 하는지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인플레이션을 연준의 목표치(2%)까지 낮추는 것은 시간이 상당히 걸리는 일이며, 그 경로는 순탄치 않고 울퉁불퉁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고통 없이 빠르게 사라진다고 전제해서는 안 되며, 우리가 앞으로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것이 나의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후 이어진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기대감이 번지는 가운데 연준은 지난 1일 기준금리를 연 4.5~4.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정도로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냈는데 다시 통상적인 인상 폭으로 돌아온 것이다. 당시 파월이 "두어 번 금리를 더 올릴 것"이라면서도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인플레이션 둔화)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라고 언급하자 연준의 긴축 강도가 약해지리라는 기대감이 번지며 증시가 크게 상승했었다. 하지만 3일 미 취업자 수가 예상치의 3배 수준인 52만명 급증했다는 내용 등을 담은 1월 고용 보고서가 나오면서 연준이 다시 긴축에 속도를 낼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왔었다.

파월의 7일 발언은 기준금리를 더 올리고 한동안 유지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다시 강조한 것이어서 기본적으론 긴축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파월이 인상 속도를 더 가속화하겠다는 식의 발언을 하진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파월이 무슨 말을 했는지보다는 무슨 말을 하지 않았는지가 더 중요하게 받아들여졌다. 파월이 고용 보고서를 본 후 발언을 더욱 긴축적으로 바꿀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는 점에 시장이 의무 부여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파월의 발언 후 미 S& P500과 나스닥 지수는 각각 1.3%, 1.9% 상승해 거래를 마쳤다. 8일 한국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1.3%, 0.9% 올랐다. 기고자 : 김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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