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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에서 키우니… 토마토 2배 '주렁'

지난 1일 오전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임천리 '경남스마트팜혁신밸리' 안에 있는 대형 온실. 쌀쌀한 바깥 날씨와는 달리 온실 안은 외투를 벗어야 할 정도로 후텁지근했다. 온몸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자동화 기술과 정보 통신 기술이 집약된 이 온실 안 온도와 습도는 24시간·365일 내내 토마토 생장에 적합하도록 유지된다. 토마토는 25~30도에서 잘 자란다. 온도, 습도, 일사량, 이산화탄소 농도 등은 10분 단위로 자동 측정된다. 그렇게 쌓인 자료는 농작물의 최적 생장 환경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토마토 상태를 지켜보던 농부 문정원(42)씨는 "평균적으로 일반 비닐하우스에서 평당 70~80㎏ 정도 수확한다면 스마트팜 온실에선 평당 180㎏까지 수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녀 셋을 둔 문씨는 경기도에 있던 건설 시행사 사무직을 그만두고, 2021년 경남스마트팜혁신밸리에서 농부 꿈을 키우고 있다. 축구장(7140㎡) 약 30개를 합쳐 놓은 크기의 경남스마트팜혁신밸리는 지난해 12월 준공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박지훈 경남농업인력자원관리원 스마트팜진흥과 계장은 "스마트팜혁신밸리는 미래 농업 자원인 청년농을 육성하는 동시에 기술 연구·개발로 농산업 성장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국내 딸기 첫 재배지 밀양… 작년 12월 스마트팜혁신밸리 문 열어

밀양은 오래전부터 농업이 발달했다. 대표적 겨울 과일인 딸기의 국내 첫 재배도 1943년 밀양 삼랑진에서 시작됐다. 그런 밀양이 경남스마트팜혁신밸리 문을 열고 미래 농업을 준비하고 있다. 스마트팜은 자동화·정보 통신 기술을 통해 최적 생육 환경을 유지하면서 농산물의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키는 농장이다. 노동력과 인건비는 적게 들이면서 단위 면적당 생산량은 늘리는 차세대 농업이다. 총면적 22만㎡에 이르는 경남스마트팜혁신밸리에는 국비 등 941억원이 투입됐다.

경남스마트팜혁신밸리는 청년창업보육센터와 임대형 스마트팜, 실증 단지 지원센터, 기숙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청년창업보육센터는 스마트팜 청년 농업인 육성을 담당한다. 매년 만 19세 이상~39세 이하 청년 52명을 선발해 20개월간 실습 교육을 진행한다. 현재 2기와 3기 등 90여 명이 교육받고 있다. 이들은 딸기, 토마토, 파프리카 중 하나를 선택해 실제 파종부터 재배, 수확, 유통까지 전 과정을 배우게 된다. 이들 평균 나이는 31~32세다.

교육생은 20개월간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교육 등 모든 비용은 국비로 지원한다. 3기 교육생인 이다예(31)씨는 "남편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스마트팜을 택했다"며 "훗날 가공 공장까지 갖춘 농업 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농업과 관광 접목한 휴양 단지 조성도

고령화, 인력 부족, 기후변화 등의 위기에도 농업은 여전히 밀양을 대표하는 산업이다. 밀양시에 따르면 벼농사와 시설 하우스 등 농업으로 2021년 기준 연간 소득 1조원을 올렸다. 밀양시는 새로운 기술과 유통 구조 혁신을 통해 농업에서 기회를 찾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2021년 12월 '스마트 6차 농업 수도'를 선포한 것도 그중 하나다. 6차 농업이란 1차 산업인 농업을 2차 가공 산업, 3차 서비스 산업과 융합해 새로운 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을 말한다.

밀양시는 농업 육성을 위해 지난 2020년 9월 100% 출자로 농산물 유통 공기업 밀양물산㈜을 설립했다. 밀양물산은 농산물 생산부터 가공, 판매, 수출, 국내외 직거래 판로 개척 등으로 지역 농가에 도움을 주고 있다. 밀양시는 또 지역 대표 농작물인 딸기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예산 30억원을 투입해 삼랑진 일대에 '딸기 농촌융복합산업지구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내년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딸기 농촌융복합산업지구에는 딸기문화마을과 창업 공간, 스마트농업평생교육원 등이 들어선다.

농업과 관광을 접목한 대규모 관광단지도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단장면 미촌리 일원에 91만7440㎡ 규모로 조성 중인 '밀양 농어촌관광휴양단지'다. 농축임산물종합판매타운, 농촌테마공원, 영남알프스 생태관광센터를 만들고 리조트와 18홀 규모 골프장도 갖춘다.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는 연내 준공할 예정이다. 시는 '2023 밀양 방문의 해'에 맞춰 체류형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일호 밀양시장은 "스마트팜혁신밸리를 과학 영농 기지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농어촌관광휴양단지도 완성되면 밀양은 농업과 관광산업이 함께 발전하는 도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기고자 : 밀양=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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