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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치료제 건보적용 늘려라＂
오전 5시간 점거… 민원인 불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희소병인 혈우병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하라"며 7일 서울 송파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서울지원이 입주해 있는 건물 로비와 엘리베이터를 점거한 채 농성을 벌였다. 심평원을 찾은 사람은 물론, 이 건물의 서울동부고용복지센터 등을 방문한 민원인들이 불편을 겪었다.

경찰과 심평원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쯤 전장연 회원 20여 명과 혈우병 환자 가족 20여 명이 이 건물 1층에 있는 로비에 들어섰다. 그 뒤 전장연 회원들은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5시간 동안 이 건물 엘리베이터 11개의 출입문을 모두 휠체어로 막고 서서 엘리베이터가 다니지 못하게 했다. 이른바 '출근길 지하철 시위' 때와 유사한 방식이었다. 2시부터는 로비에서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 보험 적용을 더 많은 환자들이 받게 해달라"며 "치료받을 권리,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외치는 등 농성도 했다. 오후 4시쯤 심평원이 '전장연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에야 이들은 해산했다.

전장연은 '장애인 이동권 보장'뿐 아니라, 장애인들이 앓는 경우도 많은 희소병 치료제 등에 대한 접근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해왔다. 이날 이들이 보험 적용을 확대해 달라고 주장한 '헴리브라'는 혈우병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주사로 맞을 수 있는 약인데, 약값이 1인당 연간 4억원이 넘게 들 정도로 비싸다. 하지만 전체 환자의 약 10%만이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는다고 한다. 심평원은 오는 9일 회의를 열고 이 약의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할지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경찰이나 시민들 사이에서는 지하철 시위와 비슷하게 불법 점거 농성을 또 벌인 것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2월에도 전장연은 심평원 서울지원 위원장실을 무단 점거하며 24시간 농성을 한 적이 있다. 심평원 측은 "점거 농성이 반복될 경우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고자 : 김휘원 기자 조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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