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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개입이냐 아니냐 전대 한달 앞두고 논란

대통령실이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의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 표현에 대해 "정말 잘못된 표현"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안 후보가 "정당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하는 중차대한 사안"이라며 자제를 촉구했지만 대통령실은 "왜곡된 정보를 바로잡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전례 없는 당대표 선거 개입 논란에 3·8 전당대회를 불과 한 달여 앞둔 국민의힘 내부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측은 당대표 선거는 당내 선거이고, 대통령 역시 당원으로서 입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선거법 57조는 '공무원은 그 지위를 이용하여 당내 경선에서 경선운동을 할 수 없다'고 돼 있지만 이 법은 대선, 총선, 지방선거에 적용된다. 선관위 관계자는 "법률적으로 당내 선거는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안철수 후보가 이야기하는 윤안 연대가 없다는 것을 알려야 당원들이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아닌 것을 아니라고 하는 것이지 오더(지시)나 당무 개입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안철수 후보와 당내 비윤계에서는 선거 초반 김기현 후보가 윤 대통령과 친분을 적극 과시했고, 최근에도 김 후보를 지지하는 일부 친윤계 의원이 "윤심(尹心)이 김기현 의원에게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을 때 침묵했던 대통령실이 안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 공개 대응하는 것이 당무 개입이라는 입장이다. 안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실발로 나오는 '윤심 보도'에 대해 "지금 벌어지는 일들은 대통령실의 (당대표) 선거 개입이라는, 정당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하는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했다. 윤상현 후보도 "이대로 가면 전당대회가 분당대회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대통령실도 더는 선거에 개입하면 안 된다"고 했다.

역대 대통령들 역시 국정 운영 파트너인 여당 지도부 선출 과정에 비공식적으로 의견을 제시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친윤(親尹)계 의원은 "내년 총선은 결국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로 치러지게 된다"며 "대통령과 마음이 통하는 후보가 대표가 돼야 호흡을 맞출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대선 전 후보 단일화, 대선 후 인수위 운영 과정 등을 거치면서 안 후보와 함께 일하기 쉽지 않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비윤계에서는 "지금은 비공식적 의견 제시 수준이 아니라 대통령실이 노골적으로 오더를 내리고 있지 않나"라며 "이러니 외부에서 '전당대회 할 필요 없이 대통령이 그냥 당대표를 지명하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 아니냐"고 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 규정은 선거 과열을 막기 위해 의원은 물론 당협 위원장도 당대표 선거 캠프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없지만, 영향력을 감안해 대통령이나 측근이 공개적으로 발언하지 않는 게 관례였다"며 "대통령실이 당원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내면 결국 전당대회의 의미가 퇴색될 것"이라고 했다. 일부에서는 대통령실의 공개 입장 발표가 헌법 7조가 규정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위반이라는 의견과 함께 대권(大權)과 당권(黨權)을 분리한 정당 운영 원리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의힘 당헌은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선출직 당직으로부터 대통령 선거일 1년 6개월 전에 사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당대표 선출이나 당 운영에 대해서는 이에 대해 명확한 조항이 없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관련 규정이 없었던 것은 그만큼 대통령은 당 운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게 당연한 명제였기 때문"이라며 "역대 대통령들이 공개적으로 당무에 나서지 않았던 것도 당의 분열과 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기고자 : 박수찬 기자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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