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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중국 편드는 헝가리에
바이든, 전략적인 대사 인선

극우, 친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헝가리가 자국 주재 미국 대사의 성적(性的) 정체성을 문제 삼고 나서 미국과 헝가리 양국의 외교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제재 등을 둘러싸고 서방과 대립하는 헝가리가 미국을 향해서도 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뉴욕타임스(NYT)와 폴리티코 등 미국 매체들은 지난해 9월 헝가리에 부임한 데이비드 프레스먼(45·사진) 대사를 겨냥한 헝가리 정부와 친정부 매체의 공격이 심해지고 있다고 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동성 배우자와 두 자녀를 동반한 프레스먼을 두고 헝가리 국영 언론은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권리 향상 전문가"라며 "미국이 외교적으로 헝가리를 도발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친정부 방송은 그를 "마담 앰배서더"라고 칭하기도 했다. 동성 결혼해 남편이 있으니 여성 존칭을 붙이는 것이라며 비꼰 것이다.

뉴욕 출생인 프레스먼 대사는 브라운대를 졸업한 인권 변호사다. 직업 외교관은 아니며 외국 대사 부임도 이번이 처음이다. 오바마 정부 때는 국토안보부 차관보와 유엔 특별대사,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쟁범죄 대응팀장을 지냈다. 배우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등과 함께 국제 원조, 인권 단체를 설립할 정도로 인맥이 넓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프레스먼 대사를 발탁하자 "'극우 스트롱맨' 오르반 총리가 러시아·중국과 밀착하며 서방에 맞서는 시기에 이뤄진 전략적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헝가리는 유럽연합(EU)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지만, 서방의 러시아 제재와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고 있다. 기고자 : 뉴욕=정시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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