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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인플레 완화＂ 발언으로 투자심리 살아날 듯

"인플레이션이 완화됐다"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발언으로 1일(현지 시각) 미국 증시가 상승하면서 서학 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국내 투자자)가 많이 보유한 10개 종목의 주가도 일제히 상승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새해 들어 상승세인 미국 증시를 기대를 갖고 지켜보고 있는 서학 개미들의 '투심'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점점 더 많은 개미들이 미국행 열차를 탈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서학 개미 1조3000억 보유한 ETF, 하루 만에 16% 상승

이날 파월 의장의 '인플레 완화' 발언으로 미국 나스닥 지수는 2%, S&P500 지수는 1% 올랐다. 그러면서 서학 개미들이 많이 보유한 미국 종목 '톱10'도 모두 상승했다.

서학 개미 보유 금액이 12조원으로 1등인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이날 4.7% 상승했고, 보유 금액 3조원(3위)인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는 7.2% 올랐다. 글로벌 반도체 주들에 3배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인 '디렉시언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은 국내 개미들이 1조3000억원어치(9위) 보유하고 있는 종목인데, 이날 16% 가까이 폭등했다. 다른 7개 종목들도 모두 0.8~6.5%씩 올랐다.

미국 증시 상장 종목 중 서학 개미 보유 금액 14위인 메타(페이스북)도 지난 1일 주가가 크게 올랐다. 서학 개미는 메타 주식을 4억달러어치 보유하고 있다. 메타는 1일 정규장에서는 2.8% 상승했지만,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20.2% 상승했다. 경제 전문 매체 CNBC에 따르면 메타의 작년 4분기 매출은 321억7000만달러로 전문가 전망치(315억3000만달러)를 넘어섰다. 또한 400억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것 역시 주가를 끌어올렸다.

◇서학 개미 올 들어 8600억원 순매수

올 들어 반등한 테슬라 주가는 서학 개미들의 마음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해 65% 폭락하며 고꾸라진 테슬라 주가는, 올 들어서 47% 상승했다. 최근 발표한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고, 새해 들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 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테슬라를 '톱픽(최우선 추천 주)'으로 선정하며 목표가를 220달러로 잡았다. 현재 주가(181달러)보다 20% 이상 더 오른다는 것이다.

서학 개미들의 테슬라 보유 금액(약 12조원)은 국내 개인 투자자가 보유한 국내 주식 평가액과 비교해도 많은 수준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김희곤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국내 개인 투자자가 테슬라 주식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는 주식은 삼성전자 보통주(55조1000억원) 하나뿐이다. 테슬라의 급반등이 국내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일 수밖에 없다. 반도체 관련 종목의 약진도 주목해볼 부분이다. 엔비디아 주가도 올 들어 43.3%나 올랐고, 또한 디렉시언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주가는 73.7% 상승했다.

실제 회복된 투심은 미국 주식 순매수 증가로 나타나는 중이다. 서학 개미는 작년 12월 미국 주식을 2700억원 정도 순매도했지만, 1월엔 반대로 8600억원을 순매수했다. 한 달 만에 1조원 넘게 더 사들인 것이다. 월별로 봐도, 1월 순매수 금액은 작년 5월 이후 8개월 만에 최대치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새해 들어 오르는 미국장에 점점 자신감을 찾아가던 개미들이, 파월 발언으로 확신을 가지고 '사자' 행렬에 동참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래픽] 서학 개미가 보유한 상위 10종목의 주가 등락률 기고자 : 홍준기 기자 권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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