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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댓글이 전체 여론을 대표하지 못하기 때문에 인터넷 여론만을 반영해 정책을 결정하면 안 된다는 내용의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짐작하던 바이지만, 명쾌하게 데이터로 실증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합니다.

김수현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와 배진수 조세재정연구원 연구원이 2일 한국경제학회에서 발표한 '인터넷 댓글의 정책여론 대표성 평가, 가상자산 과세의 사례' 논문에 따르면, 기사에 달린 댓글과 실제 여론은 크게 달랐습니다. 논문은 2018∼2022년 가상 화폐 과세 방침을 다룬 주요 언론사의 인터넷 기사 826개에 달린 댓글을 분석했습니다. 90% 이상이 과세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별도로 진행된 가상 화폐 과세에 대한 3차례의 설문 조사를 보니 과세에 대한 긍정적 답변 비율이 68.9%로 판이했습니다.

댓글에 가상 자산 과세와 무관한 주제가 포함되거나 정부·정당에 대한 지지 여부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내용과 관계없는 분풀이나 정치적인 댓글이 많았다는 얘기입니다. 대놓고 '좌표'를 찍고 악플을 달기도 했습니다. 인터넷 뉴스 댓글창이 공론장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것이죠.

김 교수와 배 연구원은 논문에서 "인터넷 여론은 전체 여론을 대표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면서 "정책 결정자들이 인터넷 여론을 의식해 성급히 정책을 수정하거나 철회하는 등 사회적 합의를 번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일부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은 특정 정책을 다룬 기사에 우호적인 댓글이 많으면 '정당성'을 입증받았다고 생각하고, 부정적인 댓글이 붙으면 반대 여론이 크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터넷 뉴스 댓글은 '오염'되기 쉽다는 걸 늘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합니다. 갈대처럼 흔들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기고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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