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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6만명 집단소송 1심 패소

애플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고의로 떨어뜨렸다고 주장하는 국내 소비자들이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가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31부(재판장 김지숙)는 2일 아이폰 사용자 6만2800여 명이 애플 본사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애플은 2017년 일부 모델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프로그램을 배포했다. 그런데 업데이트를 한 사용자들 사이에서 '앱 실행에 전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등의 지적이 나왔다. 애플이 아이폰의 속도를 일부러 낮춰 신형 아이폰 구매를 유도한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후 미국 등 해외 사용자들이 집단소송을 내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2018년 3월 9800여 명이 "애플은 1인당 20만원씩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고, 이후 비슷한 소송 6건과 합쳐져 원고는 6만2800여 명, 청구 금액은 125억6120만원으로 늘었다.

1심 재판부는 "업데이트로 상시적인 성능 저하가 발생했는지에 관한 객관적인 감정 결과 등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을 조사해 불기소 처분한 수사 기관 등에서도 업데이트와 성능 저하 간의 인과관계를 입증할 만한 결과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애플은 2020년 미국에서 집단소송을 낸 소비자들과 1인당 25달러씩 총 5억달러(약 6000억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2021년 칠레 집단소송에서도 애플이 총 25억페소(약 39억원)를 지급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애플이 장기간 소송에 따른 비용과 시간적 부담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성능 저하 결함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봤다. 기고자 : 유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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