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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의 불씨 되살아난 고려대
月 1만원 소액 모금 캠페인 통해 '천원 아침 학식' 3년 만에 재개

불쑥 찾아온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리 삶이 움츠러든 후 기부의 손길도 덩달아 뜸해졌다. 최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2020~2021년 국민 1인당 평균 기부액이 코로나19 전인 2019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불안정한 곳간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인심(人心)이 있다. 고려대학교(총장 정진택)에서는 소소하지만 기부의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10월, 고려대는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천원의 아침 식사'를 학생들에게 제공했다. 2019년까지 시행했던 '마음 든든 아침'이 3년 만에 다시 학생들을 찾은 것이다.

◇소액 정기 기부 캠페인 'KUPC'로 '마음 든든 아침' 전개

고려대는 매월 1만원 이상 정기 기부하는 캠페인 'KU PRIDE CLUB(이하 KUPC)'을 통해 모인 금액 중 일부로 학생들의 아침식사 비용을 지원한다. 따뜻한 한 끼로 학업 등 바쁜 일상에 쫓기는 학생들의 건강을 챙기고, 하루를 더욱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도록 응원하자는 취지이다.

학생 반응은 3년 전보다 더 뜨거웠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후배들의 아침식사를 책임지겠다는 선배들의 손길 또한 더욱 많아지고 있다. '마음 든든 아침' 시작 후 KUPC 신규 가입자 수가 약 2.5배 증가하는 등 미래의 글로벌 리더에 대한 후원 열기를 실감케 했다.

KUPC 기부금은 ▲천원의 아침 식사 외에도 ▲생활비 장학금 ▲해외 연수 등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지원금으로 쓰이고 있다. 소액 모금 캠페인은 졸업생, 특히 사회에 갓 진출한 젊은 교우(校友)들의 '후배 사랑'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재학생까지 자발적으로 동참하면서 선순환 기부의 새로운 물결로 번지고 있다.

◇기부 후 더욱 보람 있도록…신뢰감 있는 모금 프로그램

고려대는 다양한 모금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먼저 과학도서관 리노베이션(renovation)에 필요한 시설 및 공간 네이밍 기부 캠페인을 펼쳤다. 쾌적한 교육 환경은 물론이고 학생들의 삶에 귀감이 되는 메시지까지 전하는 효과를 거뒀다. 또한 코로나19 극복 긴급 모금으로 갑자기 곤란한 상황에 직면한 학생들에게 특별 장학금과 방역물품을 지원했다.

더 나아가 전문적이고 투명한 기금 유치와 관리, 기부자 예우에 관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눈여겨볼 점이다. 고려대는 한국의 성숙한 기부문화를 이끌어가기 위해 기부 컨설팅 전문가 그룹을 구성했다. 변호사·법무사·세무사·회계사·부동산 전문가로 이뤄진 컨설팅 그룹을 통해 기부자 삶의 철학과 자산 보유 행태, 생애 계획 등 복합적인 요인들에 맞게 ▲부동산 기부 ▲증권 기부 ▲유산 기부 ▲상속 ▲증여 ▲유언대용신탁 등 맞춤형 기부 설계 및 자문을 제공한다.

또한 '기부 후 더 큰 삶의 보람을 느끼도록 한다'는 목표로 투명한 기부금 집행 및 사용 명세 보고, 학교 소식 및 비전 공유 등 학교 발전의 동반자로서 후원자들과 함께하고 있다. 특히 투명한 기부금 관리 시스템으로 기부자들에게 신뢰를 얻고 있다. 상시 기부금 명세 조회, 발전기금 연차보고서 발행뿐만 아니라 고액 기부자들에게는 맞춤형 기부금 사용보고서도 제공한다. 본인조차 잊고 있던 기부 명세까지 세세하게 기록해 보낸 것에 감동한 원로 기업인이 추가 기부한 사례도 있다. 이처럼 고려대 맞춤형 기부 프로그램은 매우 높은 기부자 만족도를 자랑한다.

◇체계적인 후원자 예우 프로그램…기부 문화 활성화

고려대 기부 프로그램은 체계적인 예우 프로세스로 후원자들에게 감동을 전한다. 연 3~4회 국내외 유수 예술가들의 무대로 꾸며지는 '크림슨 마스터즈 콘서트(Crimson Master's Concert)'는 지난해 12월 60회를 맞이했다. 고려대는 누적 기부액이 일정 금액 이상인 후원자들을 '크림슨 아너스 클럽(Crimson Honors Club)'으로 우대한다. 연 2회 특별하게 준비한 '후원자 예우의 자리'에서 학교 발전을 공유하고 감사의 마음도 전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한 이후에도 나눔의 문화가 이어질 수 있도록 '후원자-장학생' 맞춤형 만남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기부자들의 감동 스토리를 상세히 접할 수 있는 디지털 디스플레이 공간 '도너스 월(Donors' Wall)'도 구축했다. 이곳은 학생들에게 나눔의 정신을 전하고 고취하는 첨단 체험 교육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이 같은 고려대의 다양한 노력에 공감한 많은 후원자 덕분에 지난 학년도 기부금이 615억원에 이르렀다.

고려대 관계자는 "대학의 기부가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의 내일을 이끌어갈 인재들이 양성되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부자들의 소중한 뜻이 담긴 후원금으로 양질의 교육 환경을 구축해 4차 산업혁명 시대 및 넥스트 노멀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에 힘쓰겠다"고 전하며 "그 모습을 지켜보는 기부자에게 더욱 큰 보람으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본문자수 : 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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