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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中 등 신흥국 중심
1136t… 55년만에 가장 많아
전쟁이후 러 자산동결 등 영향

지난해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대규모 금 매입에 나서면서 1년간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사들인 금이 1136t에 달해 1967년 이후 55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금액으로는 약 700억달러(약 86조원) 규모다. 31일(현지 시각)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튀르키예 중앙은행이 가장 많은 148t을 매입했고, 중국(62t), 이집트(47t), 카타르(35t), 이라크(34t), 아랍에미리트(25t), 오만(2t) 등이 금 보유량을 크게 늘렸다. 우즈베키스탄(34t), 키르기스스탄(6t), 타지키스탄(4t)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금 사모으기에 나섰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해 11~12월 두 달 동안 무려 62t을 사들였다.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대량 매입으로 국제 금값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작년 11월 트로이온스당 1630달러까지 떨어졌던 국제 금 선물 가격은 1월 31일 기준 1945.3달러로 19% 넘게 올랐다. 역대 최고가는 코로나 팬데믹 초기인 2020년 8월 기록한 2069달러다. 6% 정도만 더 오르면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조만간 금리 인상을 멈출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값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이 급증한 것은 작년 초 터진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크리샨 고폴 WGC 수석 애널리스트는 "위기 상황에서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량을 늘린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 등의 경제제재로 러시아의 외화 표시 자산이 동결된 것도 신흥국 중앙은행들을 자극했다는 평가다. 6400억달러에 달하는 러시아의 외환 보유액 중 미국 은행 등에 보관된 달러화가 묶였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자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금을 사모으자"는 움직임을 보였다는 것이다. 기고자 :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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