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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와 첫 민간 정례세미나
＂재계 등 다양한 목소리 들어야＂

외부와 소통이 적어 '한은사(寺)'라는 절 이름까지 별명으로 얻은 한국은행이 재계를 대표하는 대한상공회의소와 정기적으로 세미나를 열기로 했다. 코로나 이후 잇달아 번지는 경제 위기에 더 효율적으로 대처한다는 취지인데, '콧대'가 높고 폐쇄적인 이미지의 한은으로선 이례적인 행보로 평가된다.

한은은 대한상의와 상·하반기에 한 번씩, 매년 두 차례 공동 세미나를 열기로 하고 1일 첫 행사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 회장)이 참석했고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경제보좌관 겸 조사국장 등 외부 전문가들도 참여했다. 한은 총재나 금융통화위원 등이 외부 강연을 한 적은 있지만, 한은이 민간 기관과 정기 세미나를 여는 것은 처음이다. 한은 관계자는 "통화 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실물경제를 책임지는 재계 등에서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 대한상의와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고 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지난해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외 경제는 2023년에도 어두운 터널을 통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한상의는 세미나를 통해 기업의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환율 전망, 중국 코로나 방역 완화에 따른 경제 영향,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기조연설을 한 신현송 국장은 "달러가 약세일 때 금융 여건이 개선돼 수출은 오히려 성장했다"며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 작년 가을 무역이 급속히 악화했던 것과는 반대로 무역수지가 더 빨리 개선될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달러 가치가 작년 10월을 정점으로 안정화하면서, 원자재 수입 물가 상승 등으로 악화했던 한국 무역수지는 빨리 개선할 수 있을 것이란 뜻이다.

연정인 대한상의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연구위원은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우리의 전략' 발표에서, "한국은 제조업 비율과 탄소 배출 수준이 OECD 평균보다 높아 경제성장을 하면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에 구조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저탄소 경제 전환을 위해) 규제보다는 재정적 인센티브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달러화 전망'에 대해 "물가 예측치에 큰 변동이 없다는 전제하에 달러 가치 안정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작년 큰 환율 변동성으로 수출입 기업들의 어려움이 많았다"며 올해에는 달러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 기고자 : 김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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