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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올리벳 묘지와 이전 합의
봉환 추진 10년 만에 이뤄져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키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나오는 '유진 초이(이병헌 분)'의 실존 인물인 고(故) 황기환(1886?~1923) 애국지사가 미국 뉴욕에서 별세한 지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극 중 유진 초이의 의병 동지이자 연인이었던 고애신(김태리 분)의 마지막 대사인 "독립된 조국에서 시 유 어게인(다시 만나요)"이 현실로 이뤄지게 됐다.

국가보훈처는 1일 "뉴욕 마운트 올리벳 묘지와 최근 황 지사 유해를 이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유해 봉환이 성사되는 데는 10년이 걸렸다. 보훈처는 2013년부터 황 지사 유해를 봉환하기로 추진했다. 그러나 묘지 측이 유족 동의 없이 파묘하려면 법원의 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난항을 겪었다. 지사에게는 유족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보훈처는 2019년과 지난해 현지 법원에 유해 봉환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지사에게 유족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할 공적 자료가 없어 끝내 법원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법원의 불가 통보에 당황했고, 좌절도 됐다"면서 "하지만 포기할 수 없어 계속 문을 두드렸다"고 했다. 보훈처는 뉴욕 총영사관과 함께 "2023년은 지사 순국 100주년"이라며 "유해를 봉환해 한국인의 염원에 호응해달라"고 설득하며 묘지 측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에 최근 전격적으로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유해는 봉환되는 대로 봉환식을 거쳐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순국 100년 만에 고국 땅에서 영면하는 것이다.

평안남도 순천 출신인 고인은 미국 유학길에 올라, 미국과 유럽에서 독립운동을 펼쳤다. 1919년엔 파리강화회의에 한국 대표인 김규식 선생의 서기장으로 참석해, 일제의 부당한 한국 강점을 알리는 팸플릿을 간행해 세계에 알렸다. 1921년 '영일동맹(英日同盟)과 한국'이란 책자를 런던에서 발행하고, 상해임시정부 외교부의 런던 주재위원으로 활동했다. 1921년 미국으로 돌아와 임시정부 구미(歐美)위원회에서 활동하다 1923년 뉴욕의 한 병원에서 심장병으로 사망했다. 1995년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됐다. 하지만 사망 당시 미혼으로 유족이 없어 추서 이후에도 아무 연고 없는 뉴욕의 공동묘지에 계속 묻혀 있었다. 그의 묘소는 사망한 지 85년이 지나 2008년 뉴욕 한인교회 장철우 목사에 의해 발견돼 알려졌다. 기고자 :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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