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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분기 적자 '반도체 쇼크'
감산 나서고 투자 50%이상 축소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10~12월) 1조7012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1조원대 분기 적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증권가가 예상했던 적자 규모 1조5000억원을 훌쩍 넘었다. SK하이닉스가 분기 단위 적자를 낸 것은 영업손실 240억원을 기록했던 2012년 3분기 이후 10년 만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혹한'의 여파가 업계의 예상보다 훨씬 매서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극심한 메모리 수요 절벽과 제품가 폭락 영향으로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하락한 7조698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전년 대비 소폭 늘어난 44조6481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4분기 대규모 적자의 여파로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의 반 토막 수준인 7조66억원에 그쳤다. 적자가 이처럼 커진 것은 메모리 가격이 고점 대비 50% 이상 떨어진 여파다. 글로벌 스마트폰·PC 수요가 급감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감산 계획을 재확인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작년 4분기부터 수익성 낮은 제품 중심으로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고 있다"고 밝히고, "올해 투자 규모도 작년(19조원) 대비 50% 이상 축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엔 D램 출하량을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비율로, 낸드플래시는 10% 가깝게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2024년에는 반도체 업황이 다시 호황으로 돌아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에선 "올해 상반기가 고비"라는 말이 나온다. 메모리 재고량이 1분기 말에 정점을 찍으며 가격 하락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인 데다, 감산 효과는 하반기에 가서야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작년 4분기 27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도 올 1~2분기엔 적자 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 한 해 영업손실을 이어가며 연간으로 6조5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래픽] 2022년 SK하이닉스 분기별 실적 기고자 : 오로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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