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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마다 저출산 대책 안간힘

일본에서 아이를 많이 낳을수록 세금을 깎아주는 이른바 'N분(分) N승(乘)' 방식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여당인 자민당의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이 인구 감소를 막을 정책으로 이 제도의 도입을 요구하자, 보수 성향 야당인 유신회와 국민민주당이 찬성 입장을 밝힌 것이다. 진보 성향 야당인 입헌민주당도 "검토할 가치가 있다"는 입장이다. 여야가 한목소리로 도입 검토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N분 N승'은 1946년 프랑스가 도입한 제도다.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아이 수) 1.8을 유지하는 프랑스는 선진국 가운데 모범적인 인구 대책 국가로 꼽힌다. 일본은 합계출산율이 1.3으로 낮다. N분 N승은 소득세를 개인이 아닌, 가구별로 부과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예컨대 연소득이 각각 600만엔(남편), 300만엔(아내)인 맞벌이 부부가 자녀를 두 명 뒀다면 현행 방식(각종 공제 불포함 시)으로는 소득세가 150만엔(남편 120만엔·아내 30만엔)이다. 하지만 N분 N승 방식으로 바뀌면 90만엔으로 줄어든다. 전체 소득을 가족 구성원 수인 3(자녀는 한 명당 0.5로 계산)으로 나눠 1인당 세액이 30만엔으로 감소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정기국회에서 모테기 간사장은 "자녀가 많을수록 효과가 커지는 획기적인 세제"라고 도입을 주장했다. 곧바로 유신회와 국민민주당이 찬성했고, 1일에는 입헌민주당 아즈미 준 국회대책위원장이 "효과적인지 검증하는 게 중요하다. 정말 효과가 있다면 도입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기시다 내각은 부작용 등을 지적하며 신중론을 펴고 있다. 기시다 일본 총리는 국회 답변에서 "맞벌이 부부보다는 외벌이 가구가 유리한 점도 있고, 고소득자에게 세제상 큰 이익을 주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세대별 과세를 실행하면 누진세가 높은 부자일수록 세금 감소 폭이 훨씬 큰 제도라는 것이다. 실제로 소득세가 낮은 저소득층은 아이를 많이 낳아도 세제 혜택이 별로 없는 한계가 있다.

유럽에서는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고 효과를 거두고 있다. 저출산을 가장 잘 극복했다고 평가받는 스웨덴은 1974년 세계 최초로 부모가 모두 유급 육아휴직을 갈 수 있는 '부모 보험 제도'를 도입, '부부 양육·맞벌이 모델'로 저출산을 돌파했다. 대표적인 게 자녀당 총 480일의 부모 휴가다. 일정 소득을 충족하는 부모는 480일 중 390일 동안 월 소득의 77.6%, 하루 최대 13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을 수 있다. 부모 휴가 기간에 최소 384일은 자녀가 4세가 되기 전 사용해야 하고, 나머지 기간은 12세까지 소진하도록 해 돌봄이 필요한 유아기 때 부모가 육아휴직을 사용하도록 유도했다.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라는 기조 아래 480일의 부모 휴가 중 90일은 아버지가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하도록 할당제를 뒀다. 남성의 육아휴직을 사실상 강제한 것이다. 지금은 한 손에 커피를 들고 다른 손으로 유모차를 끄는 '라테파파'라는 용어가 생겨날 정도로 남성의 육아 참여도가 높다.

1994년 합계출산율이 1.25명까지 하락하며 우리나라와 비슷한 상황에 놓였던 독일은 막대한 재정을 투입, 높은 아동 수당을 도입해 출생 후 최장 25세까지 정부가 매월 약 30만원을 지급하고 자녀가 늘어날수록 수당도 증가하도록 했다. 육아휴직 수당도 높아서 소득에 따라 최소 약 40만원에서 최대 약 240만원까지 매월 받을 수 있다. 여성이 임신 사실을 회사에 통보한 시점부터 출산 4개월 후까지 법적으로 해고를 제한해 경력 단절을 막을 수 있도록 했다.

우리나라도 올해부터 기존 영아 수당을 부모 급여로 확대해 만 0세 아이를 둔 가정에 70만원, 만 1세는 35만원을 지급하고 내년부터는 각각 100만원, 50만원으로 급여를 늘리기로 했다. 다만 현금 지원이 만 0~1세에 편중돼 있고, 근로자가 아닌 주부나 학생은 육아휴직 수당이 적용되지 않는 등 사각지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기고자 : 도쿄=성호철 특파원 황규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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