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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소비자물가 5% 상승
8개월째 5%대 고물가 지속

올해 소비자물가가 5.1% 뛰면서 외환 위기 당시인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고 30일 통계청이 밝혔다.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쳤던 2008년(4.7%)보다 물가 상승률이 더 높았다. 5월(5.4%)부터 12월(5%)까지 8개월 연속 물가 상승률이 5%를 넘었다. 6월(6.0%)과 7월(6.3%)에는 6%를 웃돌았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1년(4%) 이후 대체로 내림세였다. 2013년 이후로는 2020년까지 상승률이 1%대 이하였다. 2019년(0.4%)과 2020년(0.5%)에는 1965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0%대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2.5%에 이어 올해는 유례없이 급등했다.

연초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물가가 치솟았다. 올해 석유류 가격은 22.2%나 올랐다. 1998년(33.4%)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전기·가스·수도의 경우 12.6% 상승해 2010년 이후 가장 높았다. 외식 물가는 7.7% 올라 1992년(10.3%)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돈 건 8개월 연속이다. 다만 한국은행은 12월 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했던 전망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봤다.

문제는 내년에도 상당 기간 5% 안팎의 고물가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은 이환석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 회의'를 연 뒤 "물가는 내년 초에도 5% 내외 상승률을 이어갈 것"이라며 "유가 추이, 중국 내 방역 조치 완화와 코로나 재확산 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전기요금 인상안뿐만 아니라 다른 공공요금도 인상이 줄줄이 예고됐다. 서울시는 이르면 내년 4월 지하철·시내버스·마을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을 8년 만에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카드 기준으로 지하철 요금이 1250원에서 1550원, 시내버스 요금이 1200원에서 1500원으로 각각 300원씩 오를 예정이다. 통계청은 "공공요금이 오르는 데다 내년 1월 설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초부터 물가 급등을 막기 위해 정부는 곧바로 '설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할 방침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신년사에서 "예년보다 이른 설에 대비해 1월 첫째 주 중 '설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기고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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